한국일보

Tears of the Sun ★★★½

2003-03-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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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의 특공대 정글속 여의사 구출작전

전쟁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요즘에 썩 잘 어울리는 호전적인 전쟁 액션영화다.

원기 왕성하고 박력 있고 긴장감을 갖춘 액션과 모험에 인간 드라마를 섞어 넣은 작품으로 오락영화로서는 별 손색이 없지만 부시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간 현재 미국을 일방적인 정의의 십자군식으로 묘사한 것이 입맛이 쓰다.


‘훈련의 날’(Training Day)을 만든 흑인 감독 앤트완 후콰는 아프리카의 독재자의 만행에 희생된 흑인들의 고통과 슬픔을 액션 속에 뚜렷이 부각시키려 애썼는데 이 과정에서 결국 액션 영화에 지나지 않는 작품이 과분하게 심각해졌다. 르완다의 인종청소 실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음에 분명한데 영화 속 무대는 나이지리아다(실제는 하와이서 촬영했다).



나이지리아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 인종청소가 자행되는 가운데 정글 속 가톨릭 봉사단체에서 일하는 여의사 레나(모니카 벨루치)를 구출하기 위해 해군 특공대 8인조가 파견된다. 특공대 대장은 산전수전 다 겪은 철저한 직업군인 워터스(브루스 윌리스가 불편한 얼굴 연기를 한다).

그러나 레나는 현지에 도착한 워터스에게 성당으로 피신한 주민들을 함께 철수시키지 않으면 안 떠나겠다고 고집한다.

이에 워터스는 레나를 기만해 철수 헬기에 태우나 상공서 반군의 만행을 목격한 뒤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헬기를 다시 정글로 돌린다. 수십년의 군생활 동안 오직 임무수행만을 고집해 온 워터스는 이때부터 자신의 지휘관 빌(탐 스케릿)의 명령을 어기고 부하들과 함께 레나와 난민들을 인도해 정글을 뚫고 이웃 카메룬으로 행군한다.

특공대는 도중에 반군들의 잔혹한 주민 학살을 목격, 교전치 말라는 명령을 어기고 반군들을 모두 살해한다. 한편 이들 뒤를 쫓는 수백명의 반군은 시시각각 거리를 좁혀 오는데 워터스는 후에 난민 속에 살해당한 대통령의 아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워터스 일행이 카메룬 접경지에 이르렀을 때 잠복하고 있던 반군들의 기습을 받으면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다.

후콰 감독은 액션과 드라마의 강약 리듬을 솜씨 있게 조절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액션에 강한 편. 액션 장면은 흥분될 만큼 격렬하나 나머지 부분은 다소 처진다. 영웅보다 인간을 택한 워터스를 통해 영화는 무던히도 액션 위주가 아님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런 노력이 노출돼 오히려 유치하게 느껴진다.

보기 안된 것은 벨루치의 역. 새로운 소피아 로렌으로 불리는 육감적인 이탈리아 배우 벨루치는 완전히 장식용. 아무나 할 수 있는 역이다.

R. Columbia.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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