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루즈의 모든것

2003-02-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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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싣고 떠다니는 ‘특급 호텔’
모든 시설-이벤트 철저히 즐겨라

대형화로 비용 크게 줄어 가족-단체손님 급증
크루즈 여행에서는 ‘즐길 줄 아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크루즈 여행이 처음인 관광객들의 경우 배를 단지 이동의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것이 가장 큰 ‘실수’라고 조언한다. 배 안의 시설이 뛰어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서 경험 있는 여행자들은 오히려 배에서 내리기를 싫어하는데 이와 달리 처음 관광객들은 기항지 관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크루즈 여행의 키포인트는 배 안의 모든 시설과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데 있다. 매일 선실로 배달되는 신문(cruise newspaper)에서 안내하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게임, 영화, 헬스, 디스코, 카지노 등을 되도록 많이 즐기는 것이 포인트이다. 좁은 선실 안에 가만히 있으면 마치 감옥에 들어온 기분이 들기 때문에 비싼 비용으로 시작한 여행을 망쳐버릴 수 있다.

크루즈의 수영장은 아침 7시면 개장된다. 새벽부터 많은 운동 프로그램이 시작되는데 에어로빅 고급반에서부터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을 하는 반까지 모든 연령층에 맞도록 강좌가 진행된다. 휴양지에 머물며 이른 아침에 해변을 산책한다든지, 바다의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갑판 위에 사방으로 뻗쳐 있는 푸른 산책로에서 상쾌하게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할 수 있다.

농구, 배구, 패들볼이나 테니스 등의 프로그램도 있으며 대부분 참가 인원을 조정하기 위해 시간표에 따라 운영된다. 대부분 크루즈는 각 스포츠 분야의 전문가들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들 전문가들은 선상에서는 무료로 강습을 해주고 목적지 항구에 도착하면 스포츠 분야별로 가이드 투어도 시켜준다. 그 외에 골프, 사격, 잠수 강습 등도 다양한 시간대에 즐길 수 있다.
선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다. 원반던지기, 탁구, 주사위놀이, 카드놀이 같은 게임들은 언제라도 즐길 수 있다. 토너먼트 형식의 수구, 릴레이 경기, 맥주 마시기 시합 같은 그룹 게임은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해도 외국인들과 함께 하며 즐길 수 있다.

카지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놀거리이다. 최신형 크루즈의 카지노들은 규모도 크고 슬롯머신, 블랙잭, 포커를 포함한 온갖 종류의 게임이 구비되어 있다. 하루에 한두번씩 있는 빙고 게임도 참가해 볼만하다.
크루즈는 또한 다양한 종류의 영화 상영, 관심 분야별 강습, 기항지의 역사와 문화 정보 등도 제공한다.

세계의 각지의 훌륭한 요리도 만끽할수 있는 것이 크루즈여행. 유명 요리사들이 준비하는 프렌치, 이탈리안, 아메리칸 등 각국의 요리를 매일 저녁 풀 코스로 접할 수 있으며, 웨이터의 복장과 식탁보가 매일 바뀌어 마치 다른 레스토랑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조·중·석식 외에도 스낵, 부페 등 하루 평균 7회의 음식이 제공되는데 이 모두가 무료이며 룸서비스도 무료다.

바다 위에 있는 동안에는 서둘러 식사할 필요도 없으므로 바다의 잔잔한 물결, 시원한 바다 바람과 경치를 즐기며 느긋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풀 코스의 아침 식사, 간단한 점심은 갑판에서 부페로 준비가 되며 어떤 사람들은 좀 이른 시간에 뷔페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은 후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다시 식사를 하기도 한다. 또한 점심식사와 저녁식사 사이에는 아이스크림 부페, 치즈와 과자 같은 스낵이 준비되어 있다. 어떤 크루즈에는 하루 종일 여는 피자 바도 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 특히 밤에는 거리에 나가는 것이 위험하나 크루즈에서의 밤은 매우 안전하다. 배 안에는 승객과 승무원 외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별세계이므로 범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몸이 불편해도 안심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일부 크루즈에서는 동양식 지압이나 마사지 그리고 침술도 받을 수 있다.

크루즈 여행은 일반 여행과는 달리 공간적인 제한 때문에 동반자(가족, 친구)와 많은 시간을 같이 하게 되므로 보다 친숙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리는 가운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과 추억이 될 수 있다.




◆비용 및 예약

크루즈는 여행의 질에 비해 요금이 저렴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크루즈 요금에는 숙박, 특급 호텔 수준을 능가하는 식사, 매일 밤 바뀌는 다채로운 쇼나 이벤트, 선내의 모든 행사, 파티, 활동 그리고 오락 등을 횟수에 관계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에 따져보면 오히려 일반 패키지 요금에 비해 저렴할 수 있다.

LA에서 출항하는 크루즈 상품 중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이 세계 최대의 크루즈사인 카니벌(Carnival)이 내놓는 ‘멕시칸 리비에라’이다. 매주 일요일 출발해 6박7일 동안 멕시코의 마자란(Mazatlan), 푸에르토 바야타(Puerto Vallarta), 카보 샌루카스(Cabo San Lucas) 등을 돌아보고 오는 상품인데 야후 등 인터넷을 이용하면 1인당 499달러에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바다가 보이는 오션 뷰는 60달러 정도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일레이션(Elation)이라는 최근에 발주된 선박을 타고 여행을 떠나는데 저렴한 가격에 비해 선박의 호화스러움에 놀라게 된다.

크루즈 요금은 여름철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위의 499달러 상품이 8월 성수기에는 929달러까지 치솟는다. 이러한 이유로 크루즈 여행은 비수기인 지금 떠나는 것이 좋다.

크루즈의 요금에는 부두세(port charge)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수수료, 팁, 주류, 기념품 구입 등 추가 경비가 들어간다. 팁은 식당의 웨이터와 헤드(head) 웨이터, 방을 치우는 메이드(maid) 그리고 짐을 들어주는 포터 등에게 전달하는데 6박 여행의 경우 1인당 70~100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모든 음식과 음료수는 공짜지만 주류는 돈을 내고 사야 한다. 일부 ‘짠돌이’ 승객들은 가방에 여러 개의 술병을 들고 배에 올라 음료수에 술을 타서 칵테일을 즐기기도 한다. 도착지(port of call) 관광요금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푸에르토 바야타 버스관광 등은 보통 1인당 30달러면 즐길 수 있다.

기존 관광 패키지 상품과 달리 유람선 예약은 빠르면 1년 전부터 이루어진다. 예약이 빠르면 빠를수록 큰 폭의 조기 할인요금이 적용되며 고객이 원하는 등급의 객실 예약이 용이하기 때문에 늦어도 출발일로부터 약 1~3개월 전에는 예약하는 것이 좋다.
가격 자체가 시기와 구입 방법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여행사와 인터넷을 같이 이용하고 신문이나 매거진의 광고를 자주 참조해야 한다.


■ 크루즈 여행 알아둘 점

파티용 정장-타이 준비…개인체크 안받아

▲안락하고 편안한 여행을 위하여 1인당 2개 미만의 옷 가방(유람선에 따라 1인당 140파운드까지 가능)과 1개의 작은 손가방 정도로 가볍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짐을 꾸릴 때는 여행 때 필요한 것들(간편한 의상, 운동복, 수영복, 선탠 로션, 선글라스, 상비약 등)을 준비하고 저녁 만찬과 Gala Night 등 특별한 파티가 있는 날을 위하여 남성은 재킷에 타이를, 여성은 정장이나 이브닝 드레스를 준비해야 한다.

▲예약 도중이나 배가 출발하기 전에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승객에 대해 크루즈 측이 승선을 거절할 권한을 가질 수 있다. 몸 상태가 나쁠 때는 반드시 미리 통고를 해야 환불을 받는다.

▲선내 모든 가격은 US달러로 표시되어 있다. 유럽에서 크루즈를 타도 달러를 사용할 수 있다.

▲선내에서 비자, 매스터카드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 JCB, 다이너스클럽 등 크레딧 카드의 사용이 가능하다.

▲여행자 수표는 사용이 가능하나 일반 수표는 받지 않는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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