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하이 기사들’(Shanghai Knights)★★★½(5개 만점)

2003-02-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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챈-윌슨 콤비의 요란한 액션코미디

엉망진창인데 박장대소하며 즐길 수 있는 액션 코미디다. 내용은 만화나 다를 바 없지만 무용 같은 재키 챈의 쿵푸 실력과 챈과 오웬 윌슨의 감칠맛 나는 콤비 그리고 이번에는 여자 쿵후 실력파까지 나와 화면이 더 한층 요란해졌다.


각본이 독창적이라기보다 키스톤 캅스 코미디에서부터 ‘빗속에 노래하며’와 더글러스 페어뱅스의 칼부림 영화 그리고 해롤드 로이드의 ‘세이프티 래스트’ 같은 영화들의 편편을 주어다 짜깁기했다. 노래와 음악도 마찬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주인공들의 이름이 모두 과거 실재한 유명 인사들의 것이라는 점. 19세기가 시간대로 런던을 공포에 떨게 한 잭 더 리퍼까지 나오는데 과거사를 빌려다 자기들 마음대로 각색했다. 옛날 스타일의 궁정 액션 모험영화의 풍자판으로 대사도 어리석지만 우습다.

챈과 윌슨이 주연한 서부영화의 풍자판 ‘상하이 눈’의 속편. 네바다 카슨시티의 셰리프가 된 촌 왕(촌 왕은 존 웨인과 발음이 비슷하다)이 중국에 두고 온 아버지의 피살 소식을 전해 듣고 자기 단짝인 백수건달 로이 오배논(윌슨)과 함께 런던으로 건너가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빅토리아 여왕의 목숨까지 구해준다는 얘기. 두 남자의 활약에 동참하는 것이 쿵푸 실력이 오빠 못지 않은 왕의 예쁜 여동생 린(팬 윙). 액션모험에 로이와 린의 로맨스까지 꽃핀다.

왕의 아버지는 황제의 옥쇄를 관리하는 사람인데 런던서 자금성까지 원정 온 빅토리아 여왕의 사촌 래스본(에이단 길렌)이 이를 훔쳐가면서 왕의 아버지를 살해했다. 래스본은 런던에 있는 중국 황제의 형제 우 챈(다니 옌)이 빅토리아 여왕과 왕족을 깡그리 살해해 주는 대가로 옥쇄를 훔쳐다 주기로 한 것. 래스본은 영국 왕이 되고 우 챈은 중국 황제가 되겠다는 욕심이다.

왕과 로이와 린의 런던에서의 맹활약을 돕는 것이 거리의 소년 찰리(아론 존슨-찰리 채플린의 어린 모습)와 연역적 추리력이 뛰어난 경시청 형사 아티 도일(토마스 피셔-명탐정 셜록 홈스를 창조한 소설가 아서 코난 도일). 그러고 보니 래스본은 사악한 칼잡이 노릇을 많이 했고 또 홈스역으로도 유명했던 배우 배질 래스본의 성을 빌려온 것 같다.

‘빗속에 노래하며’의 진 켈리의 춤 장면을 본 딴 우산을 사용한 쿵푸실력을 과시하는 왕은 런던거리가 비좁다고 격투를 벌인데 이어 마담 투소 박물관의 역사적 인물들을 상당량 파손한 뒤 로이와 함께 빅 벤 속에 들어가 래스본과 최후의 칼부림을 한다. 그리고 왕과 로이와 아티는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수여 받는데 왜 오빠와 함께 싸운 린은 객석에 앉아 있는가.

제3편은 할리웃을 무대로 만들어질 것(이 영화가 성공할 경우)이라는 예고.
데이빗 다브킨. PG-13. Touchstone.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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