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말 이색체험 ‘밸런타인스 선물 만들기’웍샵 참가 펄 김양

2003-02-0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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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사랑의 카드, 작아도 큰 기쁨”

열 일곱. 정말 좋을 때다.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건강한 육체와 무한한 미래가 펼쳐져 있는 17세는 인생의 봄날과도 같다. 싱그럽고 탄력 있는 피부, 세상을 향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눈의 펄 김(17·샌타모니카 하이 12학년) 양은 다음 주말로 다가온 밸런타인스 데이를 부푼 가슴으로 기다린다.
로미오처럼 목숨 걸고 사랑하는 남자 친구가 있어서가 아니다.

꼭 사랑하는 이가 없더라도 마음을 다해 준비한 예쁜 카드와 선물을 나누는 밸런타인스 데이는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친구들과 가족에게 나눠줄 카드와 선물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싶어하던 그녀는 지난 주말 컬버시티에서 열린 밸런타인 선물상자 만들기 웍샵에 참가를 했다.


카드와 포장에 쓰이는 재료들은 색깔과 결이 고운 빨간 색의 종이, 큐피드를 들고 있는 천사의 그림에다 새털과 인조 보석, 헝겊과 레이스 등 여러 가지다. 미술용품 전문점에서도 그다지 어렵잖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평소 조금만 눈을 크게 뜨고 다닌다면 자신만의 독특한 카드를 만들어줄 아주 독특한 모양의 재료들을 마련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뜨거운 가슴처럼 빨간 색깔의 종이를 오려 한 가운데다 천사의 그림을 붙인 후 가장자리를 구슬과 레이스로 장식했더니 제법 카드 모양새를 갖추어 간다. 강사 마르 홀링스워스의 지도에 따라 새털도 여기저기 붙이고 나니까 아주 예쁘장한 카드가 완성됐다. 흐뭇한 웃음과 함께 자신의 창작품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 카드 안에 어떤 사랑의 단어들을 늘어놓을까 생각에 잠긴다.

“전 당신의 것으로 태어났습니다.” 프랑스의 여배우 사라 버나르가 장 리셰핀에게 썼던 편지의 한 구절을 인용할 대상은 아직 그녀에게 없다. 댄서 이사도라 던컨은 영국 배우이자 스테이지 디자이너였던 고든 크레이그에게 “제 안에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이 물결쳐요”라며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을 고백했었다.

카드와 함께 케이크와 초컬릿 선물상자 만들기도 함께 배웠다. 색색의 예쁜 리번으로 묶은 하트 모양의 상자를 받아든 친구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녀의 표정도 환해진다.

하트모양 선물상자와 카드 만들기 웍샵은 8일 한 차례 더 마련된다. 이날 오전 10시와 오후 1시 클래스가 컬버시티 재향군인 기념관(Veterans Memorial Auditorium, 주소 4117 Overland Ave. Culver City, CA 90230)에서 있을 계획이다. 재료비를 포함한 수강료는 25달러, 수익금은 자선 기관에 기부될 예정이다.

문의 (213)702-0474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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