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행가의‘화려한 변신’

2003-02-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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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뉴스타 부동산’에이전트 아넷 이씨

은행가의 고참이 부동산 업계의 신참으로 변신했다.
글렌데일 ‘뉴스타 부동산’에서 에이전트로 근무하고 있는 아넷 이(사진)씨. 25년간 은행가에서 잔뼈가 굵은 이씨가 안정된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새 일에 뛰어든 것이다. 지인들은 놀라고 있지만 이씨는 새 일이 마냥 즐겁다고 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이제 겨우 한 달을 넘어섰다. 안부를 물어오는 친구들의 첫 물음은 “팔았냐?”, 대답은 “첫 매매 끝내면 한번 살께”란다.

지난 78년 미국에 건너온 이씨가 잡은 첫 직장은 외환은행(현 퍼시픽 유니온 뱅크). 이후 유대계 ‘뱅크 하포하림’ 등을 거쳤고 윌셔은행 부행장 급을 끝으로 은행생활의 종지부를 찍었다. “긴 세월 한 분야에서만 일하다보니 새로운 것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는 것이 전직에 대한 그의 변이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 한다. 그나마 오랜 금융계 생활에서 쌓은 경험과 인간관계가 큰 힘이 돼주고 있다. 주택매매에 빠질 수 없는 융자관련 사항을 고객에게 조언하기 좋고, 누적된 신용을 바탕으로 이씨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있기 때문.


“시간을 자신이 컨트롤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을 줄 알았다”던 이씨는 “아침부터 밤까지 너무 바쁘게 돌아간다”고 한 달의 경험을 뱉어냈다.
10년 후 좋은 지역에 양로시설을 지어 운영해 보는 게 꿈이라는 이씨는 “그러려면 돈 많이 벌어야죠”라며 신참으로서 각오를 다졌다. (818)468-5244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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