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업체‘3CIM’개발 버추얼 투어 프로그램 각광

2003-02-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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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집 구경… 현장간 듯‘생생’

360도 회전 스틸사진 등 장점 리얼터 닷컴·홈스 닷컴 등 공략 성공
‘파노라마 빌더’공식 제작업체로 선정돼… 월 매출 600만달러 전망

한자리에서 360도를 돌면서 찍은 여러 장의 스틸사진을 합성, 인터넷으로도 마치 현장에 간 것처럼 집을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는 ‘버추얼 투어’(Virtual Tour)가 부동산 업계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북가주 프리몬트의 한인 벤처업체 ‘3CIM’(3D Customer Interactive Management·대표 제이 손)이 개발한 첨단 버추얼 투어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3CIM’의 첨단 버추얼 투어 프로그램 ‘파노라마 빌더’


(PanoramaBuilder)는 최근 ‘리얼터 닷컴’(realtor.com) ‘집리얼티 닷컴’(ziprealty.com) ‘홈스 닷컴’(homes.com) 등 미 유명 부동산 사이트를 공략,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버추얼 투어가 필요한 분야는 여럿 있지만 실제로 수요가 많은 곳은 부동산 시장이라는 판단이 적중한 것이다.
‘집리얼티 닷컴’에서는 ‘3CIM’을 공식적인 버추얼 투어 제작업체로 선정, 브로커들에게 1차로 ‘파노라마 빌더’를 권하고 있으며 ‘홈스 닷컴’도 3CIM을 이용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경쟁 업체들보다 좋은 품질과 주문 후 하루만에 95% 이상 작업을 완료하는 신속성도 큰 몫을 했다.

특히 ‘리얼터 닷컴’은 ‘3CIM’을 공식적인 버추얼 투어 제작 업체로 선정했다. ‘리얼터 닷컴’은 전국 60만 부동산업자들이 이용하는 인기 사이트로 하루 4,000개 이상의 버추얼 투어가 올라온다. ‘3CIM’은 1월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 4월쯤에는 하루 2,000개 이상의 버추얼 투어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매출은 하루 30만달러, 월 600만달러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 된다. 주택 한 곳을 올리는 수수료가 149달러고 이중 반 이상이 남는다고 하니 고수익 모델을 개발한 셈이다. 이를 위해 미 전국에서 ‘3CIM’을 위해 뛰고 있는 계약직 사진사 수를 150명에서 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버추얼 투어는 주택 샤핑을 시작한 바이어와 이를 돕는 에이전트들이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집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버추얼 투어 프로그램을 첨가해 리스팅에 올려놓은 매물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버추얼 투어 프로그램의 경우 사진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화질을 유지하며, 밝기를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여기다 인터넷 사용자를 위해 작은 용량으로 압축시키는 기술도 필요하다.

손 사장은 ‘파노라마 빌더’에 대해 “경쟁업체 프로그램에 비해 화질이 뛰어나고 특히 사진을 조합하며 자동으로 밝기와 해상도를 조절하는 기술이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압축기술이 뛰어나 실제용량은 JPEG의 절반도 안 되며 작업시간도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또 음성 합성기능도 있다. 지난 해 월드컵 때도 월드컵 구장 버추얼 투어를 제작하는데 ‘3CIM’의 ‘파노라마 빌더’가 사용됐다.


“상품화 늦어 고전했지만 경쟁력 갖춰 희망적”

‘3CIM’대표 제이 손씨


IT 산업이 별다른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실리콘 밸리에 진출한 많은 한인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제이 손(사진·41) 사장이 바라보는 2003년은 유난히 희망적이다.

원래 버추얼 투어를 제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보자는 아이디어는 손 사장이 반도체 수출업에 종사하면서 약속된 물건이 뒤바뀌는 것을 보고 구상하게 됐다. 어느 정도 사업자금을 모은 손 사장이 모교인 UC 버클리 공대 출신의 엔지니어들을 모아 99년 개발에 뛰어들었다. 6개월 가량 프로그램 개발 시험을 거쳐 가능성이 보이자 2000년 정식으로 회사를 설립했지만 예상보다 상품화의 속도도 늦어졌고 펀딩에도 애로가 많았다.

하지만 솔루션 개발과 판매에만 그친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수익모델을 창출, 수입원을 구축한 데 힘입어 최근에는 손해는 나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 골프광이지만 사업 시작 후 한번도 필드를 밟아보지 못 했다는 손 사장은 올해엔 필드에 나갈 꿈으로 부풀어 있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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