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래블 뉴스 불경기? NO

2003-02-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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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 여행상품 불티나게 팔려

“여행업계가 불경기라고? 우린 그런 것 모른다.” 경기가 장기침체 조짐을 보이면서 여행업계 또한 불황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부자들을 상대로 한 호화 여행상품들은 불황을 모른채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호화유람선의 펜트하우스의 경우 상당히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예약자가 밀려 오래 대기해야 겨우 방을 얻을 수 있을 정도. ‘크리스탈 심포니’ 크루즈 선상 펜트하우스는 2인 1실에 1인당 하루 2,000달러의 요금에도 불구하고 올 5월부터 9월사이에만 이미 99% 예약이 완료된 상태이다.

백만장자들을 상대로 한 고급여행회사인 뉴욕소재 ‘피셔 트래블’는 1만달러의 멤버십 피와 연 5,000달러의 회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몰려 즐거운 비명이다. 이 회사는 고객들의 여행에서부터 극장 표 예매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가 나날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호텔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1년간 중저가 호텔들은 투숙률 저하로 고전했지만 최고급 호텔들은 오히려 전년 동기에 비해 투숙객이 늘어난 것으로 한 조사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여행전문잡지들 가운데서도 구독자의 평균 연소득이 7만5,000달러를 넘는 고급잡지인 ‘Conde Nast Traveler’는 최근 구독자도 크게 늘고 광고수입도 급증해 이런 추세를 뒷받침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부자들의 여행 씀씀이가 경기와 무관하게 오히려 날로 커지고 있는데 대해 몇가지 진단을 내린다. 무엇보다도 엄청나게 돈 많은 사람들은 경기 같은 것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다. “1년에 800만달러 벌던 사람의 수입이 500만달러로 줄었다고 여행가격을 따지겠는냐”는 것이다. 여기에다 여행 자체가 이제는 미국인들 사이에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고 테러에 따른 불안으로 가격은 비싸지만 안전한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도 부자들의 씀씀이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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