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

2003-01-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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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나누며 살아가는
마음이 진정한 성공”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7년을 일하다 지난해부터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로 나눔의 운동을 펼치고 있는 박원순변호사는 “행복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자기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누는데 주저 않는 아름다운 영혼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영혼까지 깨끗해지는 듯한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해 왔던 박원순 변호사는 한때 돈 많이 벌고 ‘부자 아빠’소리 듣는 잘 나가던 변호사였다. 그러나 탐욕의 열차에 몸을 싣고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 문득 두려움을 느낀 그는 더 늦기 전에 이 열차에서 내리기로 하고 지난 91년 변호사 일을 정리한 후 홀연히 유학길에 오른다. 그리고는 시민운동에 몸을 담는다.


‘아름다운 재단’은 그가 외국생활중 보고 감동받았던 자발적이고도 광범한 시민들의 기부문화가 한국에서도 뿌리를 내리도록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단체이다. 이 재단이 내세우는 모토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 나눔을 위해 꼭 큰 돈과 큰 마음이 필요한게 아니라 자신이 가진것의 1%를 내놓는 소박하고 작은 나눔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이다.

이 재단의 취지에 공감해 나눔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고 있는 모양이다. 월급의 1%를 기부하는 사람도 있고 인세의 1%를 기증하는 작가도 있다. 또 가게 수익의 1%를 내놓는 ‘아름다운 업소’들도 있고 유산의 1%를 내놓겠다는 약정도 많다. 물질이 아닌 시간과 재능의 1%를 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박변호사가 이런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감동적인 만남들을 모아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나눔’을 펴냈다. 그가 내리는 성공의 정의는 물론 높은 지위와 부 같은 것이 아니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 즉 내가 가진 열의 아홉은 누군가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과 나누며 살아가려는 마음. 그 마음을 지닌 사람만이 진정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책속에는 평생 모은 전재산 5,000만원을 내놓은 위안부 출신 할머니, 그리고 이 사연을 접한후 노점상 수입의 1%를 꼬박꼬박 보내오고 있는 울산의 한 아주머니, 그리고 이런 나눔에 감동 받아 매달 받는 정부 보조금의 10%를 기부하고 있는 한 중증장애인의 이야기등 나눔에 관한 감동적인 사연들이 그득하다. 정말 아름다운 전염이 아닐수 없다.

박변호사는 책속에서 이런 제안을 한다. 젊었을 때 유언장을 써두자는. 그는 “좀 더 젊고 용감할 때 유언을 남기면 마지막까지 ‘나누는 삶’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녀들과 아내, 그리고 지인들에게 남기는 자신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은 ‘나 있는곳 나 가진 것에서 나누는 아름다운 제안 10가지’를 하고 있는데 곱씹어 볼만하다. 내용인 즉
▲나눌수 없는 가난은 없다. 큰 돈과 큰 마음만 나눌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인간의 관점’에서 나눠라. 선한 마음이 들면 의심하지 말고 지금 당장 나눠라. ▲생활속의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해 습관으로 만들어라 ▲좋은 일도 전염된다.
특별한 날,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1%나눔을 선물하라 ▲나 가진 것 하나를 주면 행복 둘이 돌아 온다고 믿어라 ▲내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재산이 아닌 지혜를 물려줘라 ▲부자를 꿈꾼다면 나눔을 실천할줄 아는 부자가 돼라 ▲돈에서 자유로워지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수 있다 ▲젊어서 의식이 명료할 때 유언장을 작성하라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알게 하라는 것이다.

나눔의 본질을 요약한다면 이런 것이 아닐까. “아무것도 나누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사람은 없으며 나눔은 받는 사람이 아니라 주는 이 자신을 위한 것이다.”

<조윤성 기자> 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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