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의 도시’(City of God) ★★★★★(5개 만점)

2003-01-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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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갱들의 충격적 폭력 ‘모골송연’

처음부터 관객의 두뇌와 마음을 마치 육식동물이 먹이를 물고 놓지 않듯 사납게 사로잡는 충격적인 논스탑 폭력과 액션영화다.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의 악명 높은 슬럼(제목은 이를 뜻한다)에 사는 소년 갱들 간의 전쟁과 마약장사를 30년간에 걸쳐 인정사정 보지 않고 적나라하게 묘사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 곳이야말로 지상의 지옥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가공할 폭력과 죽음과 허무가 우리의 상상의 범위를 초월, 거의 초현실적 영화를 보는 감마저 있다. 슬럼에서 직접 산 파울로 린스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


브라질 문화와 정치사건의 분수령이 된 영화로 브라질 대통령은 이 영화를 보고 시민 안전에 관한 자신의 정책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기술적으로 또 이야기 서술면에서 모두 뛰어난 획기적인 작품이다.
60년대 말과 70년대 그리고 80년대 초에 걸쳐 슬럼의 무자비한 권력다툼을 안에서 파헤쳤는데 사진작가 지망생인 부스카페(알렉산드르 로드리게스)의 관점에서 묘사된다. 300명이 넘는 인물 중 중심은 꼬마 제(레안드로 피르미노 다호라).


제야말로 양심없이 태어난 악의 화신으로 그는 9~14세짜리 부하 갱을 동원, 모든 라이벌을 무자비하게 죽여 없애고 슬럼 마약장사의 전권을 확보한다.
충격적인 것은 이제 갓 코흘리개를 지난 아이들이 권총을 딱총 쏘듯 하며 살육을 자행하면서(누구도 20세 이상 살 것을 기대치 않는다) 그런 자신들의 폭력적인 생활스타일을 당연히 받아들인다는 사실.
마치 전쟁놀이나 하듯 꼬마들이 웃으면서 권총으로 살인을 하는 모습을 보자니 모골이 송연해진다.

‘신의 도시’는 60년대 건설된 대규모 슬럼으로 현재 12만명의 빈곤층이 거주하고 있다.

영화는 이 슬럼의 건설에서부터 시작해 그 안에서 배양되는 부패와 폭력과 권력 쟁탈과 빈곤 및 비인간적 삶을 사실 그대로 그렸는데 브라질의 버려진 사람들의 썩은 냄새가 나는 하복부를 목격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다.
마약딜러인 산드로역의 마테우스 낙테르갈레를 제외한 모든 배우들이 슬럼에서 뽑은 비배우들인데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얘기를 즉흥적이요 사실적으로 신이 나서 연기한다. 또 하나 눈부신 것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요동치고 속도감 있는 촬영. 바랜 색깔의 화면 위에 소년 갱들의 살육잔치가 제동장치 잃은 차처럼 마구 질주한다.

무차별 폭력영화이면서도 폭력에 의해 파괴되지 않은 일부 아이들을 통해 유머와 희망과 행복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절망적이지만은 않다.
대단히 정열적이요 에너지 가득한 작품으로 벌린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페르난도 미어엘리스 감독.
R. Miramax.
그로브(323-692-0829)
모니카(310-394-9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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