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모의 마음 사랑의 빛

2002-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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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핸디캡을 안고 목회를 하고 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 일남 삼녀 중 아래로 두 남매는 일찌감치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었고 위로 두 딸은 정신적인 핸디캡을 갖고 있어 아직도 우리와 함께 지내며 우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어찌 보면 도저히 목회를 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부흥하는 기적적인 목회를 하고있는 것은 그 이유가 첫째는 뭐니뭐니 해도 하나님 은혜요 둘째는 우리 교우들의 사랑의 배려 덕분이다.
이 감사의 계절에 나는 진심으로 하나님과 우리 교우들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전하고싶다.
어찌된 셈인지 우리 교회에는 뒤에서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사람이 없다. 무슨 최면술에 걸린 것도 아닐텐데 말이다. 마치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의 입을 막아버린 듯 그렇게 아무 말이 없고 그저 말없이 기도만 열심히 해준다. 눈물이 나도록 고마울 뿐이다.
다음으로는 어떻든 도와주려고 안달이다. K집사님은 7년이 넘도록 변함없이 한 달에 두 번 청소부를 꼬박꼬박 보내준다. 도움이 끝없이 필요한 딸들을 데리고 목회 하느라 얼마나 힘들겠느냐 면서. 역시 눈물이 나도록 고마운 분이다.
그 외에도 우리의 형편과 사정을 잘 아는 분들은 그 누구나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 된장 고추장은 물론이고 최근에 풀러턴에서 식당을 개업한 Y집사님은 김치를 아예 대주기로 했다.
세탁소 경영하시는 분들은 다투어서 아이들 옷까지 세탁해 주시고, 구역 예배, 선교회, 새 가족 환영회, 그 외에 각종 모임이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사모님이 요리할 시간이 제대로 있겠냐”면서 아이들 갖다주라며 음식을 바리바리 싸준다. 예외가 없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감사의 인사말을 한다. “저는요, 워낙 마음이 약해서 사양을 못해요”
얼마 전 캐나다를 다녀왔다. 우리가 첫 목회를 했던 교회에서 남편에게 집회를 부탁했는데 이번에는 나까지 꼭 같이 오라고 어떤 분이 비행기표를 대겠단다.
그 동안 남편은 집회 인도 차 여러 번 다녀왔지만 나는 딸들에게 묶여 한번도 못 갔던 거다. 딸들을 누가 맡아줘야 갈 수 있지. 어떡하나? 기도 중 J집사님이 떠올랐다.
아이들에게 물어봤더니 쾌히 OK. 다음은 J집사님께 전화. 그분의 대답이 “사모님, 목사님사역을 돕는데 제가 이렇게 선택되어 쓰임을 받게 되다니요. 너무도 감사해요. 아예 슬리핑백 갖고 목사님 집에서 자면서 따님들을 돌볼 테니 아무 염려 마시고 만사를 잊고 잘 다녀오세요.” 마치 무더운 날 시원한 냉수를 들이킨 기분이다. 대답이 어찌 그리도 시원스러운지. 그분은 남편이 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왜 이리 자꾸 눈물이 나지? 덕분에 16년만의 캐나다 방문을 즐겁고 보람있게 하고 왔다.
그 외 우리 교우들 중, 여러 의사들, 약사, 한의사들의 관심과 도움은 물론이고 교역자님들과 장로님들을 비롯하여 온 교우들이 사랑과 기도로 우리를 격려해 줌으로 오늘도 기쁘게 열심히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 하고자 노력한다.
우리 교우들에 대한 나의 사랑과 감사를 어떻게 다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 아무 빚도 지지 말라」고 한 성경말씀이 없었다면 나는 이 빚에서 헤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얼마나 이 빚을 지며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나님께서 나대신 다 갚아주시리라 믿는다.
하나님 빽으로 나는 오늘도 이 빚, 사랑의 빚을 부담 없이 잔뜩 짊어지고 감사하며 살아간다. 사랑하는 우리 온교회 가족들이여, 땡큐! 하나님, 우리 모든 교우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축복을 마음껏 내려주세요.

신 은 실(오렌지카운티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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