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깊은 가을에 어울리는 고도 보스톤

2002-11-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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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수감사절 연휴、 미독립운동 성지로의 역사여행



진보적 사상·보수적 생활
활기 - 차분 ‘깨끗한 뉴욕’

보스턴(Boston)은 역사의 도시이다. 보스턴이 소재한 뉴잉글랜드는 청교도들에 의한 미국개척이 시작된 유서 깊은 지역이다. 또 보스턴은 미국 독립운동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미국 건국후 200년이 훨씬 넘는 역사를 오래도록 간직해 온 문화의 중심지이자 진보적 사상과 보수적인 생활, 현대적 활기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특이하고 정서 깊은 도시이다. 50개 이상의 대학이 위치하고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학문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추수감사절도 보스턴지역에서 시작된 전통 명절이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미국의 초기의 삶이 살아 있는 보스턴으로 역사 여행을 떠나보자.


보스턴 시내에 들어서면 마치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깨끗한 뉴욕’이라는 별명도 붙어있는 이 곳은 품위 있는 벽돌로 만들어진 고층빌딩 사이로 미국에서 가장 크고 자랑할만한 빅토리아풍의 건축물들이 거리마다 줄지어 서 있다. 세련된 부티크와 골동품상 그리고 미술품 갤러리들이 곳곳에서 눈에 들어오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상점들이 100년이 넘은 개스(gas) 램프 가로등 사이로 생동감 있게 거리를 색칠하고 있다.


보스턴 관광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유명한 역사 유적지가 있는 곳을 붉은 페인트로 땅에 연결해 놓아서 그 선을 따라서 하는 걸어서 역사적인 건축물을 돌아보는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 두번째는 보스턴 미술관과 박물관 관람, 그리고 하버드 대학과 MIT가 있는 캠브리지 관광이다.
보스턴에 가면 “세계 최초“ 또는 “미국 최초“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미국 최초의 호텔, 도서관, 박물관, 심지여 미국 최초의 공동묘지도 바로 이 곳에 있다. 프리덤 트레일이 시작되는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 역시 미국 최초의 일반 공원이다. 시민군 집합 장소로 1634년에 매입된 이 곳은 독립전쟁을 상징하는 각종 동상들이 세워져 있다. 이 곳에 있는 퍼블릭 가든(Public Garden)에는 그림엽서에 자주 등장하는 보스턴 백조보트(Swan Boat)가 연못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으며 세계에 각국에서 이 곳으로 옮겨진 2,000여종의 식물들이 가든을 가득 메우고 있다.
프리덤 트레일의 첫 번째 명소는 1775년에 세워진 주청사 건물. 독립선언서에 크게 자신의 이름을 서명한 존 행콕(John Hancock)이 소유했던 이 건물은 중앙의 돔 지붕이 순금으로 칠해져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청사 건물 바로 옆에 있는 팍 스트릿(Park Street) 교회는 1809년에 세워졌으며 윌리엄 로이드 개리슨이 처음으로 반노예제도 연설을 한 곳이다. 교회 옆으로 미국 최초의 공동묘지인 그래너리(Granary)가 있다. 미국 역사를 상징하는 폴 리베어, 제임스 오티스, 존 행콕, 샘 아담스 등의 묘가 모두 이 곳에 모여있다.

프리덤 트레일의 다음 행선지는 보스턴의 첫 영국 국교회로 지난 1688년 세워진 킹스 채플(King’s Chapel). 독립전쟁 후 미국 최초의 유니테리언 교회가 됐다. 트레일을 좀더 걸어가면 벤 프랭클린의 동상을 만난다.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인물 동상인데 동상이 있는 자리에 미국 최초의 공립학교가 지금도 문을 열고 있다. 다음 행선지는 1712년에 만들어진 벽돌 건물 올드 코너 북스토어(Old Corner Bookstore). 보스턴 문학의 중심지로 롱펠로우, 에머슨, 호손, 올리버 웬델 호멜스와 같은 유명한 문학가들의 만남의 장소였다. 식민지 정부가 위치했던 올드 스테이트 하우스(Old State House)는 1713년 세워졌다. 1776년 7월18일 이 곳의 이스트 발코니에서 미국의 독립선언문이 처음으로 낭독됐다. 지금은 미국 역사를 공부하는 박물관으로 변했다.
스테이트 하우스 동쪽에 있는 퀸시 마켓(Quincy Market)은 옛날 건축물을 운치있게 활용한 가장 좋은 본보기로 지금은 식당들과 고급 브랜드 상점들로 밀집되어 있다.


다음 행선지는 보스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폴 리베어 하우스. 1680년 세워진 목재 건물로 리베어가 말을 타고 “영국군이 온다”라며 타운을 돌면서 소리를 치던 바로 그 곳이다. 리베어가 영국군을 감시하던 올드 노스 교회(Old North Church)는 미국에 현존해 있는 교회로 가장 오래된 곳으로 1723년 세워졌다. 이 교회 뾰족탑은 바로 영국군의 출현을 알리는 램프가 달렸던 곳이다.
한때 독립군을 공격하기 위해 영국군이 사격 장소로 사용했던 코프스 힐 그라운드를 지나 미국 첫 군함의 기지였던 찰스타운 해군 기지를 만난다. 이곳에는 지금도 미 해군 소속으로 전쟁에 언제든지 나갈 수 있는 범선 USS 컨스티튜션이 관광객을 맞고 있다. 프리덤 트레일 투어은 독립전쟁의 첫 번째 주요 전투지인 벙커 힐을 끝으로 종결된다.
보스턴 관광에 대한 문의는 보스턴 관광청(888-SEE BOSTON·www.bostonusa.com)으로 하면 된다.


프로비던스 공항 내린후
버스타면 100달러 절약
■ 교통편
LA에서 보스턴까지의 항공료는 때에 따라서 큰 차이가 나는데 비수기인 지금은 인터넷 등을 이용하면 350달러선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보스턴 공항보다 인근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공항을 이용하면 100달러 정도 낮은 가격의 티켓을 구입할 수도 있다. 프로비던스 공항에서 보스턴으로 향하는 버스(편도 8달러)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보스턴 시내에서는 T-line이라고 불리는 지하철을 이용한다. 요금이 1인당 1달러인 지하철은 보스턴 대부분의 관광지를 연결한다. 보스턴의 수많은 관광지를 가이드와 함께 도는 올드타운 트롤리(Old Town Trolley·617-269-7010)를 이용해도 좋다. 이 투어는 각 관광 명소에서 내려 기념물 등을 돌아본 후, 다음 트롤리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보스턴을 짧은 기간에 답습할 수 있다.
렌터카의 비용은 1주일에 수수료를 포함해 275달러선 이다. 하지만 자동차는 시내에서는 무용지물이 된다. 파킹료가 엄청나게 비싸고 지리를 모르면 차라리 걸어다니는 것이 났다. 하지만 보스턴 외각 지역을 관광하려면 차가 필요하다. 보스턴에 친지가 있으면 차를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부분의 보스턴 거주 한인들은 차를 보유하고 있어도 지하철 등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차를 쉽게 빌려줄 수도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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