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엄마의 마음

2002-11-1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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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 수첩

나의 어린 아들 에릭이 자폐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많이 울고 슬퍼하고 그리고 괴로워했다.
그때부터 모든 방법과 교육들을 동원하여 에릭을 고쳐보려고 노력했다. 물론 지금도 변함 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는 달리 에릭의 회복이 빨리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나는 절망의 시간을 경험했고 캄캄한 터널들을 통과해야만 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이 있다.
“뇌를 이식할 수만 있다면 나의 뇌를 내 아이에게 줄텐데..., 내가 소경이 된다해도 이 아이만 낫는다면 눈이라도 줄 터이고 내가 영원히 불구가 된다해도 에릭이 낫는다면 팔이라도, 다리라도, 다 줄 수 있는데... 나의 생명까지도 다 줄 수 있는데... 아무 조건 없이 오직 나의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서...”
어느 주일 성찬식을 하게 되었을 때 나의 생각했던 것들이 문득 떠올랐다.
하나님은 왜 우리에게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게 하는 걸까? 아들의 회복을 위해서 내 살과 피라도 주고 싶은 나의 마음과 우리의 회복을 위해서 몸소 살과 피를 주신 하나님의 마음이 일치한다고 느꼈다.
죄로 인해 도저히 하나님 앞으로 나아올 수 없는 우리들을, 그 우리들을 친히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을까?
“나의 사랑하는 아들과 딸들을 살과 피라도 주어서 이들을 다시 회복시키고 싶다”
그리고 아버지는 몸소 그 일을 행하셨던 것이다. 우리들의 회복을 위해서, 온전하지 못한 자녀들을 위해 모든 것을 주려는 엄마의 마음은 바로 온전치 못한 우리에게 대한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게 하는 통로임을 알게 되었다.
진인선 (남가주 밀알선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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