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터로 간 화성남자 금성여자

2002-11-08 (금)
크게 작게

▶ 남녀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조언들

▶ 존 그레이 지음 들녘 미디어 펴냄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직장의 남녀 성비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종전 남자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직종에 진출하는 여성들도 늘고 있으며 이제 남자와 여자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면서 서로 협조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는 상당한 긴장감을 초래하고 있다. 남자와 여자의 사고와 이해방식 차이에서 야기되는 오해와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그것이다. 같은 언어, 표현인데도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달리 받아 들이고 다른 생각을 하는지에 관해서는 지난 91년 출간된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가 대표적인 저술로 꼽힌다.
존 그레이는 이런 남녀간의 차이를 부문별로 적용해 연구한 많은 책들을 펴냈는데 최근 한국에서 번역돼 나온 ‘일터로 간 화성남자 금성 여자’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제목이 밝히고 있듯 이 책은 직장에서의 남녀간 커뮤니케이션을 다루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화성에서 온 사람과 금성에서 온 사람의 차이만큼 사고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 그레이 주장의 일관된 전제이다. 한마디로 남자들은 성취지향적이고 여자들은 관계지향적이라는 뜻이다.
이런 상이한 차이를 가진 남녀가 같이 일하게 된 것은 대단한 진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서로 부담이 되고 있기도 하다는 게 그레이의 진단이다.
이 책은 수백개의 기업과 수천명의 직장인을 상대로 오랜기간 상담해온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추려낸 남녀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협조를 위한 유용한 테크닉들을 담고 있다. 저자는 “서로의 차이점을 기억하라”고 강조한다.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함으로써 우리는 상대에 대해 불필요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상대를 보다 이해하고 수용하며 존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사고의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관계에 적용시키기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레이는 새로운 깨달음을 적용시키는 과정을 스키를 배우는 과정에 비유한다. 스키를 타고 내려올 때 우리는 몸을 앞으로 숙여야 하는데 본능적으로는 오히려 자꾸 몸을 뒤로 빼게 된다.
그렇지만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그런 반응을 극복할수 있고 결국에는 자연스레 앞으로 숙일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남녀간의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과 상호이해를 위해서도 이런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직장과 인간관계에서 성공하기 힘든 ‘쌍방향 시대’가 됐다. 그런만큼 이런 흐름에 발맞추려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