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용서는 신과 사랑과 행복에 이르는 다리”

2002-10-2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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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도록
용서하라

제럴드 잼폴스키 지음
한경BP 펴냄


용서는 왜 필요한가. 용서란 높은 도덕률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바로 자신을 위한 것이다. 누군가 “용서로 치유받는 최초의, 그리고 많은 경우 유일한 사람은 바로 용서하는 자”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작가 솔제니친은 용서할줄 아는 것이 인간과 동물의 다른 점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용서라는, 냉혹한 본성의 법을 초월하는 가장 비본성적인 행위는 오직 인간만이 할수 있다는 말이다.
제럴드 잼폴스키가 지은 책 ‘눈물이 나도록 용서하라(Forgiveness)’ 역시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용서를 하면 우리는 많은 것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지닌 본래의 모습을 알게 해 준다고 강조한다. 물론 용서가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지적도 빠뜨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용서에는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용서에 관한 종교적인 메시지는 귀가 따갑게 들어 왔다. 그렇지만 용서의 힘을 인식한다고 그것이 곧바로 용서하는 행위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저자가 웍샵 도중 이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 남편이나 아내를 완전히 용서한 사람은 손을 들어 보라고 했더니 25% 미만만이 손을 들더라는 것이다. 용서는 말처럼 쉬운 행위가 아니다. 용서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책의 저자인 제럴드 잼폴스키는 스탠포드 출신의 의사로 그 자신이 이혼후 용서의 문제로 심한 갈등과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체험과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태도 치유센터’를 세워 마음 때문에 괴로워 하는 많은 이들을 치료해 오고 있다.
이 책에는 용서의 힘이라는 추상적 명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용서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들도 소개돼 있다.
용서를 하려면 우선 신념부터 바꿔야 한다. 이것을 잼폴스키는 ‘준비단계’라 부른다. 부단한 자기 암시와 명상을 통해 용서가 뿌리를 내릴만한 마음밭을 가꾸는 작업이다. 그러고는 용서를 선택하는 ‘행동단계’로 들어 가라고 조언한다.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을 가장 강력한 스승으로 보려는 의지를 지니고, 타인을 용서하는 과정에서 사실은 자신을 용서하고 있음을 기억하라는 것등이 그것이다.
용서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누군가가(자기 자신을 포함해) 미워지고 복수하고픈 생각이 고개를 들면 심각히 던져볼 필요가 있는 질문이다. 잼폴스키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용서는 신과 사랑과 행복에 이르는 다리이다.”
<조윤성 기자>
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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