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로운 비전정립 재충전 기회삼아”

2002-09-2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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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식년 갖는 LA한인침례교회 박성근목사

▶ 목회 13년만에 7개월 휴식

“교회가 다음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 재충전하고 새로운 비전을 갖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LA한인침례교회의 담임 박성근 목사가 지난 15일부터 7개월간의 안식년에 들어갔다.

교회법으로는 보장돼있지만 제도상으론 실시하기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담임 목사가 안식년을 갖기는 힘든 것이 이민교회의 현실. 실제로 남가주 일원의 대형교회에서 담임목사가 1년은 고사하고 6개월이상 안식년을 가진 예는 거의 없을 정도로 담임목사의 결단과 교인들의 배려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1989년 3월 LA한인침례교회에 부임한 박성근 목사는 제자훈련과 평신도가 사역의 주체가 되도록 사람 키우기에 목회의 초점을 두고 13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말한다.


“두달 전부터 교회 사역을 평신도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었더니 하나님이 진정 원하시는 사역이 펼쳐졌습니다. 담임목사가 교회를 장악하려는 욕심은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는 걸 배운 거죠. 교회는 목사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죠”
7년째 되던 해 안식년을 시도했지만 당시 교회상황이 여의치 않아 한달 간의 휴식기를 취하는 것으로 대신했던 박목사는 그동안 교인들에게 안식년의 당위성을 충분히 인지시켰다. 그래도 염려하는 교인들을 위해 박목사는 4-5년 전부터 목장사역을 통해 평신도를 교구담당 사역자로 세워 평신도가 교회사역의 주체가 될 것을 강조했다.

현재 100개에 달하는 목장을 이끌어가는 목자들과 5명의 부목사가 교회를 맡게 돼 안식년을 마음놓고 갖게됐다는 박목사에게 오는 11월 LA한인침례교회에 협동목사로 부임하는 황성주 목사(이롬 황성주 생식 대표)도 든든한 힘이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이민생활에 휴가도 없이 열심히 살아가는 한인들 앞에 목사만 안식년을 갖게돼 부담과 함께 미안함이 앞선다는 고백.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충분히 자고 쉬는 것”이라고 밝히기는 하지만 박목사의 안식년 스케줄은 외부강연 일정과 한국 방문계획 등으로 꽉 차있다. 또한 81년 텍사스의 사우스 웨스턴 침례교 신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지난 20년간 체험했던 목회 사역 현장에 관한 책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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