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 놀이공간으로 교회이미지 확 바꿨어요”

2002-07-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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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의영광교회 GYF 인도자 존 이전도사

“교회도 재미있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청소년 개개인이 영적 성장과 함께 리더가 될 것을 강조했습니다”

대학 진학과 함께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많아 고민에 빠진 한인교회들에게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교회가 있다. 13세부터 22세까지 중등부, 고등부, 대학부 구별 없이 모든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예배를 갖는 주님의영광교회 청소년 공동체 GYF. 2년 동안 예배자가 70명에서 280명으로 늘어났을 정도로 성장하고 있는 GYF의 인도자 존 이(34)전도사를 만나봤다.

학업에 취미가 없어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자동차 세일즈를 했다는 이전도사는 은혜한인교회 주일학교 교사를 거쳐 주님의영광교회 창립과 더불어 청년부 사역에 동참했다. 학창시절부터 교회에 다니긴 했지만 독실한 신자는 아니었다고 고백하는 이전도사는 24세에 소명을 받고 청소년 사역의 길에 들어섰다.


청소년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이들이 교회를 외면하는 이유를 ‘지겹고 재미가 없어서’라고 결론지었다는 이전도사는 ‘재미있는 교회, 열린 교회’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청소년들의 분출하는 에너지가 적절히 발산될 수 있는 예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는 예배, 그들의 관심사가 주제가 된 예배로 심적·영적 참여를 최대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드라마팀, 힙합댄스팀, 밴드팀, 바디워십팀 등을 구성해 교회를 청소년들의 놀이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이전도사 자신도 찬양은 재미있게, 설교는 짧으면서 웃음이 나오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일단 교회에 나오기만 하면 몇 시간이 걸려서라도 일일이 집에 데려다주는 열의와 정성을 보인 끝에 얼마되지 않아 청소년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년도 되지 않아 한계에 부딪혔다. 인원수가 너무 늘어나 혼자 힘으론 관리가 벅찼고 열정이 넘치는 교사 구하기도 쉽지 않았던 것.

“컬럼비아 보고타의 MCI교회 청년 예배에 참석하고 나서 청소년 사역의 새로운 비전을 경험했습니다. 교사나 부목사가 없이도 토요일마다 13세~25세 청소년들만 4만명이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MCI교회에서는 청소년들 모두가 제자이면서 리더였죠. 말로만 듣던 셀 교회 ‘G12시스템’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한 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셀교회 리더십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G12시스템’이란 지난 90년 당시 70개의 셀 그룹에서 현재 2만4000개의 셀 그룹을 가진 세계 최대의 셀 교회로 성장해 세계교계를 놀라게 한 MCI교회 세자르 카스텔라노스 목사에 의해 창안됐다. 기존의 관행과 전통을 깨뜨리고 정형화된 틀을 바꾸는 ‘형식 파괴 문화물결’로 일컬어지는 셀 교회 ‘G12시스템’ 도입이 GYF의 부흥을 이끈 또 하나의 변화라고 이전도사는 밝혔다.

“실패도 있었지만 열매가 더 많았습니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지만 모두 성공적인 리더가 되는 건 아니죠. 그렇지만 신기한 건 리더가 되는데 실패해도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학생 리더들이 이끄는 GYF 셀 그룹은 현재 30개에 달한다. 셀 그룹마다 자체적으로 친교모임을 갖다보니 가족애를 느낄 정도로 서로의 마음이 열리게 되고 매주 금요일 갖는 전체모임은 매번 다양한 테마의 축제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재미가 넘쳐 청소년들의 가슴속에 사랑과 문화의 공간으로 교회의 이미지가 바뀐 것이다.

“처음부터 또래집단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대학에 진학해도 달라질게 없어 지금까지 GYF를 떠난 젊은이들이 없다”고 말하는 이전도사는 “그래도 GYF는 아직 실험단계여서 성공적인 모델로 성장하게 될 때까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하은선 기자> eunseonha@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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