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박사 바브’(Bob Le Flambeur)

2002-06-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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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묵한 터프가이들의 운명적이요 어두운 범죄세계에 집착하던 프랑스의 명장 장-피에르 멜빌의 빼어난 필름 느와르다. 1955년작으로 이번에 새로 복원된 프린트로 상영되는데 흑백화면이 아름답다. 이 영화는 최근 크라이티리언(Criterion)에 의해 DVD(30달러)로 나왔다.

술집들이 늘어선 범죄자들의 은신처인 파리 몽마르트르와 믿을 수 없는 여인들 그리고 산전수전 다 겪은 나이 먹은 프로 범죄자들과 그들이 한탕 하려고 노리는 카지노 등에 관한 로맨틱한 명상이다.

항상 말끔한 정장에 중절모를 쓰고 다니는 백발의 과묵한 신사 범죄자이자 도박꾼인 바브(로제 뒤세스네의 고요하고 스무스한 연기가 일품)는 마지막 한탕 범죄를 위한 물주 등 3명의 동료들과 함께 도빌의 카지노를 털 계획을 짠다. 치밀한 사전준비와 계획을 마치고 범죄행위에 들어가기 전 바브가 길거리에서 주운 치명적으로 섹시한 소녀처럼 생긴 이자벨 코리의 경솔한 입놀림 때문에 카지노털이가 노출된다.


바브가 자기 생명을 구해준 뒤로 그와 친구 사이가 된 형사 계장은 바브에게 사전경고를 하나 올드 프로는 체포될 각오를 하고 도빌로 향한다. 그런데 바브는 범행시도 전 도박판에 앉아 계속해 대박이 터지면서 자신이 왜 도빌에 왔는지조차 잊고 만다.

노스탤지어가 화면을 축축하니 적시는 분위기 가득한 범죄영화로 마지막대사가 멋있다. 20일까지 이집션(6712 할리웃. 323-466-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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