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해 일에 매달리느라 막상 주말과 휴일에는 파김치가 돼 만사 제쳐두고 쉬어야 하는 아버지들. 자녀 사랑은 마음만으로도 아니요, 돈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아버지날을 앞둔 주말, 참 좋은 아버지 서윤원(46, 변호사)씨의 특별한 주말 보내기를 엿봤다.
한국에서 중·고등학교 시절, 보이스카웃 활동으로 자연을 벗하며 호연지기를 키웠던 그는 두 아들에게도 스카웃 가입을 제의했다. 큰아들 동진이는 6년째 보이스카웃을 했고 작은아들도 2년째 열심히 활동중이다. 그의 두 아들은 또래 소년들과의 조직 활동을 통해 리더 역할, 사회 생활에 있어서의 질서와 책임감을 배웠고 독립적인 인격체로 잘 자라날 수 있었다. 그는 아들들을 보이스카웃에 가입시키는 것에 머물지 않고 본인이 직접 스카웃 매스터로, 그리고 체어맨으로서 스카웃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년에 3차례 이상 그는 리더가 되어 캠핑에 참여한다. 캠핑을 가면 그의 두 아들들은 다른 보이스카웃 회원들과 팀을 짜서 텐트도 치고 식사준비를 하느라 막상 스카웃 매스터인 아버지와는 별다른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다. 집에서 어머니가 해주는 밥, 먹을 줄로만 알았던 아들들이 코펠과 버너를 들고 왔다갔다하는 모습은 기특하고 대견하다. 스카웃 활동을 함께 하다 보니 이들 부자에게는 꼭 캠핑 때가 아니더라도 할 얘기가 참 많다. 청소년 문제의 가장 근본적 원인, 대화의 결여는 서윤원씨 부자에게는 먼 나라 얘기다.
올해 그는 보이스카웃의 체어맨으로 봉사하고 있다. 캠핑 리더로서의 역할 외에도 그는 아들을 포함한 스카웃 단원들에게 특별활동으로 금전 관리 클래스를 가르친다. 소년들이 총총 눈동자를 빛내며 강의를 듣는 모습은 무척 진지하다. 이 다음에 아버지가 될 그들은 그의 강의를 통해 은행 구좌도, 마음도 부자인 아버지가 될 것 같다.
그는 아버지의 역할이란 앞에서 자녀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인격체가 되어 가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라 믿는다. 자녀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덕목은 정직. 모르고 저지른 실수는 용서되지만 이를 감추려는 거짓말에 대해서는 무서우리 만치 단호하다. 자녀들은 부모의 말보다 행동을 보고 배우는 법. 스스로 자녀들에게 했던 말과 약속은 반드시 지키려 노력한다.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버지로서의 자격이 없는 소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항상 소년들 틈에 있다보니 그들의 건강한 삶의 에너지가 전해져서일까.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 것은.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