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풍’체리나라로 출발

2002-06-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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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콤 달콤…시원 상

한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연례 나들이의 하나인 체리 따기 시즌이 시작됐다. 지난 4~5년간 남가주의 체리는 겨울 우기 낮은 기온이 3월말까지 계속되는 바람에 작황이 매우 저조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2월부터 캘리포니아의 맑고 따사로운 햇살이 계속됐으며 체리 꽃이 피는 3월에는 비도 거의 내리지 않아 체리가 풍년을 이루고 있다. 황금 옥토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한 나무들에서는 싱그럽고 달콤한 체리가 무진장 열려 있다. 온가족이 체리 농장으로 주말 나들이를 떠나보자.


가주의 최대 체리 농작지는 앤틸로프 밸리와 샌타클라리타 산간 지역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레오나 밸리(Leona Valley). 줄잡아 9,000그루의 체리나무가 있다. 일반적으로 봄에 비가 많이 내리면 체리농사를 망치지만 다행히 올해는 날씨가 최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레오나 밸리 체리재배업자협회의 브라이언 케이닝은 “예년에 비해 50% 더 늘어난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인들에게도 유명한 네사 랜치(Nessa Ranch)의 켄 스트리플린 매니저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체리의 수확이 풍년을 이루고 있다”며 “예년보다 이른 오는 7일 금요일부터 농장을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체리는 많지만 체리시즌은 결코 길지 않다. 체리는 일단 빨간 열매를 맺으면 금방 나무에서 떨어지고 또한 새들의 공격을 받기 때문에 농장들은 수확 가능한 상태가 되면 2주 내에 열매를 거둬들인다. 레오나 밸리는 6월 중순까지 체리 수확을 대부분 끝낼 예정이다. 따라서 체리를 따기 위해서는 6월20일 전에 이 곳을 방문해야 한다.

레오나 밸리에서 재배되는 체리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나눠지는데 색채가 가장 진하고 맛이 단 빙(Bing)체리와 사과체리라고도 불리는 노란(Yellow)체리 그리고 맛이 시면서 음식 재료로 많이 쓰이는 유타 자이언트 레드체리 등이다.
레오나 밸리는 키타네묵 인디언이 살던 곳으로 요즘도 화살촉 등 인디언 유물이 곳곳서 발견된다.

스패니시 개척자들이 18세기 후반부터 이 곳을 캘리포니아 최고 농경지인 샌화퀸 밸리와 동부로 이어지는 농작물 이송로의 중간 경유지로 이용하면서 타운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레오나 밸리는 체리 외에도 아몬드, 라일락, 각종 과일의 산지이기도 하다.

레오나 밸리의 체리 시즌은 8일 오전 9시 타운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와 축제를 시작으로 공식적으로 개막된다. 이날에는 LA, 오렌지, 벤추라, 컨카운티 등지서 밀려온 1만여명의 인파로 이 작은 도시가 갑자기 붐비게 된다.

세계적으로 체리의 종류는 많으나 이 지역 체리는 유난히 달콤하고 커서 인기가 매우 높다. 레오나 밸리의 체리 농장은 30여개. 이중 10여개 농장이 체리 따기(U-Pick)를 실시한다.

네사 랜치는 주말(토·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과수원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평일은 오후 3시까지 문을 연다. 8월말 복숭아, 배를 수확할 때 다시 일반에게 문을 연다. 과수원에는 그늘이 시원한 피크닉 테이블도 있다.
주소 및 문의: 38820 Bouquet Canyon Rd. (661)270-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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