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혜의 눈을 바로뜨자”

2002-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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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비니동산 무수나무 아래 탄생하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첫마디의 외침을 이세상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일러주셨다.
하늘위와 하늘아래 나홀로 높구나(천상천하 유아독존). 이 첫마디의 외침을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이것은 오직 인간 석가의 티없는 외침이요 만생명의 인간승리의 환호성이다. 인간이기에 어떠한 특별한 권위도 인정하지 아니하고 구원을 받을 자 구제를 하는자가 같은 인간이라는 순 인간적인 대각의 종교임을 일러주신 외침이라고 생각할 때 오늘 오신 부처님의 탄생의 의의가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성 파괴의 흐름은 동서를 불문하고 최악의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물질 지상주의, 자국의 이해득실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실리적 전제 제국주의 근성, 자국의 안일만을 위해서는 이웃나라의 어려움은 아랑곳 할 것 없다는 방관주의적 패권국가들, 내 종교만이 세상을 하나되게 하겠다는 호전적 종교국가의 전쟁놀이는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들을 슬프게 하는 것들이다.


부처님께서는 일체중생을 다 평등하다고 설했다. 인체의 구성요소로부터 정신구조의 형태에 이르기까지 너와 나의 구별없는 비롯함이 없는 시간속에 이 세상에 나왔다고 했다.
그러나 비롯함이 없는 윤회의 수레바퀴는 업의 연기에 의하여 인간성 파괴로 돌아오고 있다.

세계인구의 팽창, 세계도처의 식량기근, 에너지 절대부족 현상, 이것들이 인간의 마음을 살벌하게 만들어 순수한 인간성을 파괴의 구렁으로 치닫게 한다.
이러한 시점에 인간성 회복운동을 어떻게 하여야 하겠는가. 그것은 인간을 심성을 맑히는 일과 자신을 돌아보아 평정을 찾는 일과 큰 깨침을 통한 진실한 눈을 떠야만 한다. 지혜로운 눈, 지혜로운 귀, 지혜로운 말, 지혜로운 사고가 인류의 불행을 막을 수 있으며 평화를 보장받을 수 있다 하겠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인구정책, 지혜로운 식량증산, 지혜로운 에너지 생산, 이모두가 인간 슷스로가 마음으로부터 바른 생각을 일으켜 지혜롭게 풀어나가야만 순조로이 해결되어 진다고 보는 것이다.
우리들이 좀더 잘 숙고해보면 지금 어디서 방황하고 있으며 우리들이 해야할 것이 무엇인가를 잘 간파해낼 수 가 있다.

그러므로 마음 닦는 수행의 방법을 찾아서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을 되찾고 상호 불신시대에서 상호 협조시대로, 상호 내전시대에서 상호 화해시대로 공존해 간다면 오늘날 우리 전 인류가 걱정하는 모든 문제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가 있다 하겠다.

뭇인간들의 고통을 가져오게 하는 것은 인간 자신이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고 주객을 판단하지 못하여 전도하는 관념의 소산에서 출발한다고 하겠다.
이성적이 아닌 감정의 행위라든가 의지에 약한 이성의 성급한 판단이라든가 감성이 바르지 못한 이기적 독단들이 사회전반을 어둡게 하고 악순환을 거듭시킨다고 보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식의 한계를 바로 아는 것은 동시에 지식의 역할도 올바르게 알아야만 방황하는 세파에서 우왕좌왕 흔들리지 않는 절대적인 지혜의 눈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하겠다. 불기 2546년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지혜의 눈을 갖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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