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솔튼 시’(The Salton Sea)

2002-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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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 만점)

솔튼시는 캘리포니아 임피리얼 밸리 사막에 있는 해저 226피트의 염분이 강한 사해다. 이 황량하고 속살까지 드러낸 사막의 호수는 영화의 인물과 내용을 크게 대변한다.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죄의식과 복수와 궁극적 자기 구원 그리고 속죄를 그린 스타일 멋있고 무드 칙칙한 필름 느와르로 어둡고 비극적이요 또 운명적이며 감정이 가득한 멜로 드라마이기도 한데 때론 우습기도 하면서 또 대단히 폭력적이다. 분위기 짙은 범죄 스릴러로 특히 마일스 데이비스의 재즈음악이 비탄의 분위기를 아득히 자아낸다.

오프닝 신이 대단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싸구려 호텔 방. 현찰이 가득 담긴 더플백이 놓인 침대 위에 앉아있는 대니를 에워싸고 방에 불길이 타오른다. 대니는 트럼핏을 입에 대고 천천히 장송곡 같은 멜로디를 토해내면서 대니의 음성으로 그의 과거가 천천히 회상된다.


재즈 음악가인 대니(발 킬머)는 아내와 함께 솔튼시 근처로 휴가를 왔다 길을 잃고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두막집으로 길을 물으러 찾아간다. 이 집은 코마스크를 한 새디스티요 사이코인 광대 같은 히로뽕 밀매조직의 두목 푸 베어(빈센트 도노프리오가 겁난다)의 본거지.

대니 부부가 집안에 들어간 사이 복면을 한 킬러들이 푸 베어를 급습. 이과정서 부상을 입은 대니는 아내가 살해되는 것을 막지 못하고 목격하게 된다. 그 뒤로 대니는 완전히 감정이 죽어버린 인간이 되어 죄책감에 시달리며 아내의 복수에 매달린다.

대니는 자기 목적을 위해 경찰의 끄나풀이 되어 LA의 사나운 마약범죄 세계로 잠입한다. LA의 싸구려 호텔에 사는 대니의 죽은 감정을 재생시켜 주는 여자가 호텔 건너편 방의 한 많은 여인 콜렛(데브라 카라 엉거). 대니가 폭력적인 애인(루이스 구스만)으로부터 툭하면 구타당하는 콜렛을 도와주면서 완전히 가두어 두었던 이성에 대한 감정의 수분이 다시 흐르면서 그의 내면을 적신다.

풀롯의 반전이 심하고 인물들의 성격과 역할이 잘 개발된 작품으로 다소 과격하나 매력적이다. 산송장 같은 모습의 킬머가 비탄과 회한에 시달리는 사나이의 연기를 기막히게 잘 해내고 많은 조연과 단역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촬영도 멋지다. 감독 D.J. 카루소. R. WB.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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