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세위해 코믹하게 쓴 한국역사 5천년

2002-04-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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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우리의 2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학교를 일반적으로 한글학교라 부른다. 하지만 공식명칭은 대개 한국학교 혹은 한인학교라고 한다. 그 이유는 한글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역사도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문화와 역사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문화와 역사교육이 필요하다는 명분론에도 불구하고 피상적으로 이루어 지거나 아예 되질 않고 있다. 부모들이 보는 한국의 인기역사 드라마 들을 옆에서 몇번 본 후로는 엄마에게“어마마마 진지 드사와요”라며 어설픈 흉내내는 것을 본다. 이런 사극들은 역사적 사실여부에 대한 논란도 문제지만 음모와 모함등 흥미위주로 되어있어 한국역사교육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한인회에서는 매년 8.15 광복절 기념행사를 하지만 이렇게 자란 2세들이 왜 그런 행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물론 2세들에게까지 괜히 반일감정을 심어 줄 필요는 없지만 한국역사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이런 문제가 이해될 것이다.


백제의 계백장군과 싸워 어린 나이에 자신의 목숨을 받쳐 신라통일의 초석이 된 화랑 관창은 미국의 독립전쟁당시 나단 헤일(Nathan Hale)과 비교될 수 있다. 미국의 짧은 역사에 비해 훨씬 긴 한국역사 속에 있는 수많은 위대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2세들에게 감동을 주며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박건천씨가 만든 ‘영어 만화 한국사’는 한국학교들이 겪고 있는 역사교육의 어려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아 여기에 소개한다. 이 책은 267페이지로 되어 있지만 단군에서 시작하여 김대중대통령까지 반만년 한국역사를 전부 포함하고 있다. 영어로 되어 있고 또한 만화로 그려져 있어 2세들이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다.

신문기사로 짧게 책소개가 난 것을 보고 저자에게 연락하여 한권을 구해 6학년인 막내에게 읽게 하였더니 이틀만에 다 읽었단다. 역사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루한 서술이 아니라 코믹한 글들을 곁들여 아주 재미있게 꾸며져 있었다. 그래서 나도 흥미있게 읽었으며 한인 가정에 한권씩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자녀들뿐만아니라 부모들에게도 한국역사에 대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또한 미국 친구들, 선생님들, 혹은 사업상의 고객들에게도 한국역사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는 유용한 선물로 활용될 수 있겠다. 영어 표기와 문법이 잘 못된 것이 여러군데 있으며 한국역사의 인물들의 이름들, 예를 들면 계백장군을 Baek Gye라는 영어식으로 표기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겠다. 이 책은 소매가가 $14이며 저자인 박건천씨에게 연락하면 구할 수 있다. 전화 817-595-4912, e메일 jnspub@aol.com

임진혁<새크릿 하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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