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정의 상처’ 다양한 처방전’

2002-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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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 포드 지음
정현정 옮김
예문 펴냄

가족 관계를 올바로 세우는 일이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상이 허물어 지고 있는데다 가족의 문제라는게 획일적인 처방으로는 치유할수 없을만큼 하나하나가 제 각각이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책같은 훈화와 이론만으로는 가정의 상처들이 치유되기 어렵다. 여기에는 각 가정의 문제들에 적합한 개별적 처방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처방은 대개 상담을 통해 내려진다.

가족치료사로 일하면서 수많은 가정의 문제를 상담해온 주디 포드가 쓴 책 ‘행복한 가족에겐 분명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다’는 원론적인 가정문제 진단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구체적인 처방들을 많이 담고 있다. 이 책에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한 50여개의 지침들이 제시돼 있다.


이중 몇 개를 살펴 본다면 ‘사소한 일에서 웃음을 끌어내자’ ‘감사의 표현은 존재의 의미를 느끼게 한다’ ‘텔레비전을 끄면 상상력에 불이 들어온다’ ‘해명을 요구하되 억측은 하지말라’ ‘가족의 역사는 세계사보다 중요하다’등이다. 지침별로 사례들이 뒷받침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저자의 풍부한 임상경험이 잘 드러난다.

저자는 "가족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차원을 의미하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책임감"이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삶에 포함돼 사랑스런 인간이 되기 위한 가르침과 학습을 동시에 수행하게 되는데 그래서 가족구성원들은 ‘교사’와 ‘학생’노릇을 둘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족만의 독창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인다. 독창성을 지닌 가족은 타인과 경쟁하거나 흉내내지 않으며 자녀 교육에 있어서도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기보다 스스로를 즐겁게 하라는 격려를 보낸다는게 저자의 관찰이다.

이 책은 세상에 완벽한 가족은 없다는 사실을 반복해 언급한다. 문제가 있고 없음이 아니라 가족간의 갈등과 의견차이, 그리고 구성원들이 느끼는 혼란을 어떻게 처리해 나가느냐가 바로 가정의 행복을 좌우하게 된다는 뜻이리라.

가정의 달이 다가오고 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모든 문제가 즉각 치유되지는 않겠지만 각자의 가정을 돌아볼수 있는 계기는 되리라 생각한다.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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