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갈왕’(The Scorpion King)

2002-04-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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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½(5개 만점)

코흘리개들의 딱지치기 같은 영화. 특수효과가 요란한 건조하기 짝이 없는 액션 모험영화인데 너무나 수준을 낮춰 만들어 도무지 흥분되지 않는다.
아이들을 끌어들이려고 등급 PG-13(13세 미만 관람시 부모의 각별한 안내 필요)짜리로 만들어 사람들이 수없이 죽어 넘어지는데도 피 한방울 안 튕긴다. 그런데 오히려 그것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사기 당한 느낌.

내용과 대사와 연기 등이 모두 초등학생용 만화 같은 이 영화는 유니버설의 빅히트작 ‘미라’ 시리즈에서 튀어나온 파생물이다. ‘미라’의 속편 ‘돌아온 미라’에서 반인 반전갈로 나온 레슬링 수퍼스타 록의 인기를 이용해 돈 좀 벌어보자고 만들었다. 사기극인 록의 레슬링 경기를 보는 셈인데 TV를 통해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을 구태여 비싼 달러 내가며 볼 필요가 어디 있을까.

5,000년전 사막의 모든 민족을 살육하고 세상의 통치자가 되려는 사악한 칼잡이 멤논(스티븐 브랜드)에 쫓겨난 일부 부족들은 멤논을 처치하기 위해 직업킬러인 마테여스(록)를 산다. 마테여스의 제1목표는 앞을 내다보는 능력을 지닌 아름다운 여마술쟁이 카산드라(켈리 후는 장식용).


멤논의 본거지인 고모라에 침투한 마테여스는 멤논 부하들에게 체포되나 카산드라 덕분에 목숨을 부지한다. 예쁜 카산드라와 신체 건강한 미남 레슬러 마테여스가 첫눈에 서로 반한 것. 마테여스는 카산드라를 납치해 고모라를 탈출한 뒤 멤논과의 최후의 결전을 위해 다시 고모라로 잠입한다. 그를 동행하는 것은 재잘대는 코미디언 사이드킥 아피드(그랜트 레슬롭)와 용감한 부족지도자 발타자(마이클 클라크 던칸).

"윽" "악" 하는 고함과 비명 속에 칼, 활, 창, 그리고 주먹과 발과 뱀과 폭약까지 동원돼 치고 박고 찌르고 베고 차고 터지고 하면서 불난리를 친다. 불칼과 여전사들까지 나와 법석을 떨고 레슬링 실력을 과시하는 록이 공연히 인상을 쓰면서 "잘 죽어라" 같은 한심한 대사를 외우는데 ‘미라’ 같은 성공을 기대하기는 힘들겠다.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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