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항공기 방사선 노출 지상보다 300배 많아

2002-04-17 (수)
크게 작게

▶ 승무원등 연 10만마일이상 타면 위험

항공기 승무원이나 여행 가이드처럼 자주 비행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일반인보다 높은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릿 저널은 최근 위크앤드 섹션 커버스토리를 통해 고도가 높은 곳에서는 이온화 방사선(ionization radiation)에 노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지면에서 보다 300배까지 더 많다는 자체조사와 연구 결과들을 보도했다.

영국 의료연구위원회(Medical Research Council)의 더들리 굿헤드 교수에 의해 진행된 한 연구에서도 이온화 방사는 DNA의 이중 나선구조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굿헤드 박사는 "이온화 방사는 세포를 변화, 변형시킬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이는 인간의 난자, 정자 세포에 유전자 변형을 가져와 결국 태아에게도 손상을 입힐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항공기 승무원이나 자주 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매년 5.7밀리시버트(mSv)의 이온화 방사선에 노출된다고 한다. 이는 지면에서의 노출 정도인 2.6mSv, 그리고 원자력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출 정도인 3.6mSv보다 매우 높은 수치다.

위원회가 실시한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연구 결과 다양한 형태의 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 사람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골수성 백혈병, 뇌종양, 전립선암 등이 항공기를 오래 타는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발병했다.

핀에어(Finnair)사에서 근무하는 1,577명의 여자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 여성들보다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두 배나 더 높았다. 영국항공(British Airways)사의 경우에도 411명의 조종사들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일반인들보다 암으로 죽은 경우가 더 많았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방사선으로 인한 위험 증가는 비행을 연 10만마일 이상 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된다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행기를 가끔 타는 사람은 높은 방사선에 노출될 위험이 거의 없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항공사들이 방사선 노출 예방을 위해 납이 포함되어 있는 기체를 사용하고 태양표면 대폭발 등으로 인해 방사능 수준이 비정상적으로 매우 높을 때는 고도를 낮추어 비행하라는 경고음이 울리는 장치를 설치할 것등 조언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doopaek@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