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족화목-정서문화에 큰몫

2002-04-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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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C 거주 RV 소유자 허인-도경애 부부

▶ 여행성수기 숙소-취사 거뜬

오렌지카운티의 오렌지시에 거주하는 허인씨(55 산부인과 의사), 도경애씨(53 물리재활과 의사) 부부는 10년 전인 92년에 RV(잼버리 32피트)를 5만달러에 구입했다.

연년생인 큰딸 수연(22, 버클리대 졸업), 아들 진연(21, 클레어몬트대학 재학), 작은딸 지연(21 UCLA 재학)이가 당시 12세, 11세, 10세로 스키여행, 산과 바다 캠핑에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을 때였다.

아이들이 커가니 그동안 사용하던 맞춤 밴도 장거리 여행이나 또는 바다 낚시, 스키장 행에는 불편했다. 화장실과 침실, 부엌이 다 딸려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맛에 RV를 마련한 것.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했다. 호텔보다 RV에서 자길 즐겼고 긴 여행도 지루해 하지 않아 가족끼리 여행을 기다렸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매년 2~3차례씩 엘로스톤 팍, 요세미티, 킹스캐년, 샌프란시스코, 맘모스, 레이크 타호와 리노, 라스베가스로의 RV 가족여행을 계속했고 주말에는 인근의 스키장, 해변, 관광지를 자주 찾을 수 있었다. 특히 길이 예고 없이 막혀 수시간씩 프리웨이에 있어야 할 때나 관광객들이 밀려 호텔 방이 없는 연휴기간에는 RV가 대단한 효자노릇을 했다.

그래서인지 세 아이들의 사춘기도 없는 척 넘어갔고 대학 기숙사에 들어간 후에도 자주 RV 여행을 위해 집에 모였다. RV 덕분에 타주나 외국에서 온 친지나 집안 어른(도영철옹, 83세)도 함께 동반 여행할 기회가 많아 덕담도 많이 듣는 셈. 최근 수년 동안은 아이들이 운전대까지 나눠 잡아주니 RV 여행이 더 편안해졌다.

RV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라는 이들도 1년에 몇번 안 쓰는 RV의 주차나 관리문제는 신경이 쓰인다.

먼저 덩치가 크니까 주차가 힘들다. 몇 번은 집 앞에 세웠으나 불법이라는 말에 한동안은 엄청난(?) 주차비를 내고 RV 전용주차장을 사용했다.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 훨씬 많으니 배터리 방전 등의 문제로 차 공장에 갔다. 사용 전후의 안전점검이나 화장실 사용에 따른 메인터넌스가 번거로운 편이며 RV 용도를 잘 몰라서 100% 이용을 못하는 것이 좀 불편한 점이다.

그러나 여행지 곳곳마다 15달러선의 RV 전용팍이 많이 있고 화장실 덤프시설도 프리웨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며 조금만 부지런을 떤다면 ‘달리는 호텔- RV’는 가져볼 만하다고 이들은 말한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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