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브의 모든 것 (All About Eve)

2002-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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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작소설 못지 않게 훌륭한 각본을 쓰는 감독 조셉 L. 맨키위츠가 쓰고 감독한 이 드라마는 뉴욕 브로드웨이의 세계를 신맛이 나도록 고발한 뛰어난 걸작이다. 1950년작 흑백. 그는 자기가 쓴 각본을 토대로 명배우들을 사용해 가며 물샐틈없이 치밀하고 꽉 조여진 연출력을 발휘, 한순간도 지루하다거나 또 그 무엇하나 믿지 못할 것이 없는 위대한 작품을 내놓았다.

주인공은 브로드웨이의 노련한 여배우 마고(베티 데이비스). 이 영화는 마고와 마고처럼 무대 위의 여왕이 되겠다는 야심에 찬 신출내기 여배우 이브(앤 백스터)의 끊임없는 대결과 긴장의 관계를 그린 것으로 이 두 여인을 둘러싸고 많은 사람들이 개입된다. 이브는 순진과 상냥함으로 위장하고 마고의 열렬한 팬이라며 그녀에게 접근해 마고의 비서가 된다.

마고는 이브를 브로드웨이의 명사들이 모인 파티에 동반해 그녀를 일일이 소개한다. 뱀처럼 차고 신랄한 연극평론가 애디슨(조지 샌더스), 그의 피후견인인 속이 빈 섹시한 금발미녀 캐스웰(마릴린 몬로), 허세 부리는 제작자 맥스(그레고리 래토프), 마고의 약혼자인 감독 빌(게리 메릴), 유명한 극작가 로이드(휴 말로)와 그의 아내 캐런(셀레스트 홈) 등.


이브는 처음에는 야심을 감춘 채 순진을 위장하고 빌 등에 접근, 엑스트라 역이라도 달라고 간청한다. 이브의 열의에 감동한 캐런은 남편을 움직여 이브에게 마고의 대역자리를 제공한다. 일단 브로드웨이 세계에 발을 디딘 이브는 서서히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하는데 오랜 경험을 통해 이브의 본성을 파악한 마고는 이브를 통렬히 비난하면서 두 여인은 적이 된다.

마고가 무대에서 은퇴하면서 이브는 스타가 되는데 그녀는 스타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자기 은인인 캐런의 남편 로이드까지 차지하려 든다. 이 같은 이브의 일거수 일투족을 낱낱이 기록한 애디슨은 이브에게 접근 "너와 나는 한통속"이라며 자기와 결혼 안 하면 그녀의 모든 치부를 낱낱이 까발리겠다고 위협, 그녀를 자기 것으로 취한다.

브로드웨이의 정상에 오른 이브에게 어느 날 젊은 여인 피비(바브라 베이츠)가 찾아와 그녀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노라고 제의한다. 그렇게 해서 마고와 이브의 관계가 이브와 피비의 관계로 재생된다.

극본 못지 않게 훌륭한 것이 배우들의 연기. 데이비스와 백스터가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고 샌더스가 구역질날 정도로 야비한 비평가로 나와 오스카 조연상을 받았다. 작품, 감독, 각본, 남자조연, 의상, 음향 등 모두 6개 부문에서 오스카상을 받았다. 이 영화와 함께 버트 랜카스터와 토니 커티스가 나오는 ‘성공의 달콤한 냄새’(Sweet Smell of Success·1957 )가 19~20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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