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평양측은 사랑을 배워야 한다

2002-04-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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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측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라는 단체를 비방했다는 보도를 읽었다.
이 단체와 이산가족 상봉을 어느 누구도 약속한 일이 없다는 것과 이 단체가 미국정부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그리고 LA에 본부를 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세계본부>가 이산가족 상봉사업이 무산되자 그 책임과 비용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도 한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한국과 미주의 유력 인사들이 어려움 당하는 이북 동포들을 돕겠다는 순수한 목적으로 시작되었고 추진되어 왔었다. 이런 배경에서 시작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어려움을 당하는 이북동포들에게 조금이라도 사랑을 베풀자는 뜻에서 식량도 보내고 약품도 보냈다.


비록 이 물자가 군부대에 배급되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드는 데 쓰일 수도 있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열심히 많은 물자를 보냈던 것이다.

평양측은 부시대통령이 “악의 축”이라고 몰아붙였을 때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을 인용한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로부터 그만큼 사랑을 받았으면 마땅히 따뜻한 응답을 했어야 한다. 설령 이산가족상봉사업이 절차상의 문제가 있더라도 당연히 수용해서 성의를 보였어야 인간의 도리 아닌가?

그러나 평양측에는 사랑을 베풀 줄 모른다. 평양에 물자를 보내던 미주 교포들은 기껏 도와주고 나면 “왜 다 안 보내고 떼어 먹었느냐”고 책임추궁을 받게 되니 어찌 계속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는가?

평양측은 사랑을 알아야 한다. 공산정권이 증오심만 키웠기 때문에 결국 친구도 원수로 만들었고 그래서 멸망의 길을 걸었다는 것을 역사에서 읽어야 한다. 평양측을 돕던 교포인사들은 대부분, “이북은 먹이 주는 손을 무는 나라”라며 낙심하고 있다.

정말 평양은 사랑을 배워야 한다. 그들이 사용하는 <평양문화어>에서도 증오심을 말끔히 제거해야 한다. “원쑤”를 친구로 만들고 배신자도 협력자로 만들어야 평양이 살아날 것이며 평화통일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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