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트레스 ‘싸~악’

2002-04-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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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 부릉’ 요란한 굉음을 울리며 들판과 산언덕, 모래밭을 거침없이 질주하는 산악 모터사이클 타기(Dirt Bike Riding)는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레포츠 중 하나로 꼽힌다. 주로 잘 닦여진 길 위에서만 타는 일반 모터사이클과는 달리 험한 산길이나 지정된 공원에서 즐기는 산악 모터사이클은 특히 스피드와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별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도 일단 산악 모터사이클을 몰고 인적이 없는 확 트인 들판을 마음껏 달리다 보면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짜릿한 긴박감과 벅찬 해방감에 휩싸이게 된다. 산악 모터사이클에 대한 모든 것과 한인 동우회를 소개한다.doopek@koreatimes.com

자동차와 함께 현대인의 중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인 모터사이클은 최근 들어서는 레포츠용으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남가주에서는 가파른 언덕과 모래 밭, 물웅덩이등이 어우러진 코스를 산악 모터사이클을 타고 질주하는 모터 크로스(Motor Cross)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스피드와 모험을 추구하는 젊은 층에서 고도의 기술과 체력, 반사 신경등이 요구되는 이 매력적인 첨단 레포츠에 빠져드는 숫자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산악 모터사이클을 즐기려면 장비가 필요한데 우선 모터사이클은 125cc, 250cc, 500cc 등 엔진 출력에 따라 종류와 값이 나뉘며 보통 많이 사용되는 250cc는 가격이 7,000달러 정도, 125cc는 5,000달러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제품은 혼다, 야마하, 스즈키, 카와사키 등 일본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외에 장비로는 사고시 가슴과 머리, 손, 발 등을 보호해 주는 체스트 프로텍터(chest protector), 헬멧, 가글(goggle), 장갑, 장화, 옷 등이 필요한데 구입하는 비용은 약 1,000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산악 모터사이클을 타 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 레포츠가 위험천만하다고 생각하지만 한인 매니어인 전용수씨는 "일반 도로를 달리는 모터사이클에 비해 아주 안전할 뿐만아니라 그 재미가 이만저만하지 않다"고 말한다.

또한 다른 스포츠 못지않게 상당한 운동량이 요구되는 전신운동으로 주행시 대부분을 일어서서 타야하며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팔과 배, 다리 근육을 많이 쓰는 까닭에 산악 모터사이클을 지속적으로 타면 자연스레 굳건한 신체와 균형잡힌 몸매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초보자들도 1주일정도만 배우면 웬만한 길이나 비탈은 쉽게 달릴 수 있으며 1년 정도 꾸준히 타면 급경사 오르기, 점프, 급회전, 윌리(앞 바퀴를 들고 달리는 기술)등의 고난도 묘기들까지 보기 좋게 해 낼 수 있다.


▲재미모터사이클 협회
산악 모터사이클을 배우기 위해서는 장비 대여 및 기술지도를 전문으로 하는 레포츠 업체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더 좋은 방법은 동호인들에게 장비 구입부터 조언을 받아가며 지속적인 취미를 살려 가는 것이다.
산악 모터사이클 공원인 고먼의 헝그리밸리에는 거의 매주말 10여명의 한인 모터사이클광들이 모여 산악 바이킹을 즐기고 있다. 이들은 지난 80년도 초에 창립된 재미모터사이클협회의 회원들인데 지금은 정식으로 협회를 운영하지 않고 몇몇 회원들이 동우회 차원에서 모이고 있다.

5~30년 경력의 회원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1달에 2. 3회씩 만나는데 초보자들에 대한 강습도 실시하고 있다. 이 단체의 창립회원인 강세명씨는 "각박한 이민생활에서 주말 시간을 이용해 광활한 들판과 울창한 나무 숲사이를 바람을 가르며 달리면 온갖 스트레스는 어느덧 사라지고 상쾌한 기분이 온몸을 감싼다"며 산악 모터사이클은 누구에게나 권할만한 심신 단련에 좋은 레포츠라고 덧붙였다. 협회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310)277-1105로 하면된다.

▲모터사이클 공원
남가주에는 주립공원국이 관리하는 10여개의 산악 모터사이클 공원이 있다. 이중 가장 유명한 곳은 5번 프리웨이 북쪽 고먼 지역에 있는 헝그리 밸리(Hungry Valley). 1만9,000에이커 규모로 캘리포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악 모터사이클 공원인데 무려 130마일에 달하는 비포장 트레일이 만들어져 있어 산악 모터사이클족은 물론이며 4x4, ATV 매니어들로 주말이면 이 넓은 지역이 사람으로 붐빌 정도다.

성인들을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각종 점프 언덕 및 계곡이 있으며 아동들을 위한 작은 언덕들도 만들어져 있다. 산악 모터사이클은 보통 12살이면 혼자서 탈 수 있으며 5살된 아동들도 부모와 같이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사장은 물론 이른 봄 새싹으로 뒤덮인 구릉들이 시원하게 펼처져 있는 헝그리 밸리는 비롯 모터사이클족이 아니라도 주말 나들이 장소로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인근에는 나무숲도 있으며 곳곳에 서있는 떡갈나무가 한적한 웨스트 평야의 잔잔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 곳은 여름이면 기온이 화씨 100도를 훨씬 넘어가고 겨울이면 20도까지 떨어지는 기온차가 심한 곳이지만 봄인 지금이야말로 적당한 날씨속에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매년 이맘때면 이 지역 산간을 메우는 캘리포니아 파피 등 야생화의 물결이 올해는 가뭄으로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가 캐스테익 레이크를 지나서 나오는 Gorman에서 내린다. 프리웨이에서 내려 좌회전, Gorman Post Rd.로 진입해 Peace Valley Rd.가 나오면 우회전한다. 그러면 공원 입구가 보인다. (661)248-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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