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친 목회자들 쉬었다 가세요"

2001-10-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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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어몬트 산기슭에 ‘마이라 하우스’ 공개

개신교 계통에서는 보기 드문 가정 수도원(Holistic Living Center) ‘마이라 하우스(Myra House)가 최근 볼디 산맥 자락에 들어섰다.
클레어몬트에서도 산기슭으로 한참 올라간 지점에 선 이 가정 수도원은 그러나 가톨릭의 수도원 같이 담이 높은 것도 아니고 문을 지키는 사람도 없다.

그저 주변의 집들과 비슷해 보이는 환하고 아름다운 현대식 주택이 수십 그루의 과일나무와 연못, 채소밭, 닭장이 있는 정원에 둘러 쌓여 있다.
1에이커 정도의 대지에 세워진 5,000스케어피트의 주택 내부로 들어가 보면 뒷정원으로 각자 문이 달린 방이 10개에 거실, 만찬실, 공동부엌, 기도실, 도서관 등이 요소 요소에 있다. 지붕 위의 커다란 태양열판과 태양열 물탱크는 주택 보온서부터 전기, 온수까지 태양열 에너지로 해결해 준다.

외모로는 규모 큰 저택처럼 보이는 마이라 하우스는 주인 손성 전도사(45, 클레어몬트 신학원 박사과정)와 부인 손미라씨(44, 약사)가 명명한 이름처럼 ‘가정 같은 분위기의 수도원’으로 만들어졌다. 여러 면으로 지치고 시들어 가는 목회자와 신학자, 신학생, 선교사,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잠시나마 무공해 환경과 조건을 제공한다는 것이 이들 부부의 목표였다.
그래서 깨끗하고 편안하고 조용한 현재의 장소를 택해 과감하게 대지와 개인 주택을 구입했고 1년6개월 동안 건물 전부와 대지를 완전히 뒤집어 개조했다.


유명 건축가로 오래 일했던 손 전도사는 이번 건축에 자신의 건축가로서의 모든 지식과 경험, 열정을 다 쏟아 부었다. 집과 부인이 운영하던 약국은 물론 자녀 학자금용 저축, 은퇴연금까지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으로 들어갔다

"가톨릭에서는 신부나 수녀들이 쉬면서 영성을 충전시키는 장소로 수도원이 많이 있지만 개신교에서는 목회자들의 쉼터가 전무한 상태입니다. 교인 돌보기에만 바빠서 목회자들은 본인의 케어나 치유에는 거의 시간을 못 내고 있어요. 그들에게 진정한 회복의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무모하게 덤벼들었습니다."

숱한 어려움과 재정적 난관에 봉착했던 마이라 하우스의 건축은 최근 겨우 마무리 됐고 ‘비영리 교육기관’으로 인가도 받았다. 따라서 마이라 하우스는 인근의 클레어몬트 신학생들을 비롯한 여러 목회자나 특별히 영적인 쉼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개되기 시작했다.

마이라 하우스는 그러나 수도원인 만큼 엄격한 규칙도 함께 정해 놓고 있다. 먼저 밤 10시 이후는 소음 금지, 라디오나 카셋 플레이어 등은 꼭 이어폰을 사용할 것, 금연, 전화사용 자제, 아침기도(상오 6시45분), 저녁기도(하오 8시45분) 시간에는 되도록 함께 하며 저녁식사는 모두 함께 하는 것 등이다. 마이라 하우스의 주소는 3643 N Mills Ave. Claremont (909)624-4648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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