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와인과 브라운컬러 인테리어

2001-09-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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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패션은 검정색과 와인 칼러가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테리어에선 와인과 브라운 칼러가 유행을 리드하고 있다.

이번 가을 인테리어 트렌드의 핵심은 우아하고 따사로운 와인과 브라운색이 연출하는 로맨티시즘이며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보보스 인테리어가 새로운 경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포도주 빛깔인 와인색과 검은 색을 띤 듯한 붉은 빛깔인 브라운색은 따스하고 포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색상들이다. 가을의 이미지인 성숙함과도 잘 어우러지며 고급스럽고, 농담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연출하는 색상이기도 하다. 이번 가을 인테리어를 바꿔볼 계획이 있다면 눈 여겨 볼만하다.



▶보보스는 ‘부르주아 보헤미안스’(Bourgeois Bohemians)를 줄인 말로, 부유층이면서도 보헤미안적인 예술감각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보보스 인테리어는 이들이 추구하는 스타일로, 자신에게 꼭 필요한 부분의 기능은 살리되,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가 전혀 없다.

최고급 자재로 유행의 첨단을 걸으면서 귀족적인 분위기를 지향하는 노블리앙과 달리 유행보다는 자신의 개성과 기능을 중시한다. 가족들의 취미가 음악감상이라면 음향시설을 잘 갖춘 음악감상 코너를 마련한다든지, 교수나 작가 등 책을 많이 보는 직업을 가졌다면 가장 큰방을 서재로 꾸미는 등 기능을 고려해 공간을 배정하는 것이 보보스 인테리어의 특징이다. 기능을 중시하는 인테리어로 꼭 보보스족이 아니더라도 활용할 만하다.

▶스타일은 미니멀리즘에 동양적인 요소를 가미한 젠 스타일의 기본 골격을 유지한다. 심플하지만 인위적이지 않고, 편안하지만 세련미가 풍기는 스타일이 유행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패브릭의 경우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자수가 곁들여진 원단이 계속 사랑 받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실크나 각종 원단에 자수가 놓여진 천들이 실제로 많이 시중에 나오고 있다.

자수와 함께 ‘번 아웃’ 등의 테크닉으로 생동감과 화사함이 느껴지는 원단, 자연을 모티브로 한 꽃이나 나뭇잎 패턴으로 정감을 살린 원단, 기하학적 줄무늬나 사각무늬, 동그라미 패턴의 리듬감이 느껴지는 원단 등이 유행을 이끌 것 같다.

실내를 고급스럽게 연출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은사를 섞은 소재나 ‘투 톤 실크’와 짙은 색의 메탈릭 소재 등 조명을 받으면 은은하게 반짝이는 소재를 추천한다.


▶와인칼러는 주방에서도 나타난다. 가정에서는 주방이 거실을 대신하는 가족공간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요리하고 먹고 마시는 것뿐 아니라 가족이 담소를 나누는 공간으로도 쓰이기도 한다.

이처럼 쓰임새가 많은 공간인 만큼 주방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도 부쩍 고조되고 있는데 주방 인테리어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요소는 바닥재와 캐비닛이다. 어떤 소재의 바닥재와 캐비닛 재료를 골랐느냐에 따라 부엌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는 얘기다.

물론 집안의 전체 분위기에 따라 재료가 결정되어야겠지만 일반적으로 색상은 무거운 느낌의 진한 색이 인기이며 검은 색이 섞인 듯한 마호가니와 월넛이 올 가을 대표적인 바닥재 재질이다.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체리나무도 예년과는 달리 붉은 톤이 사라지고 무게 감이 훨씬 강조됐다. 좁은 나무보다 짙은 색의 넓은 나무에 매끄럽지 않은 나무바닥도 관심의 대상이다.

바닥재는 장중한 느낌이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벽지는 검은 빛 마호가니 바닥재에 아이보리 벽지를 조화시키는 식으로 아이보리나 화이트 등 밝은 색상이 주목받고 있다. 페인트는 와인과 어울리는, 가을 분위기의 얼스톤과 카키톤이 주조를 이룬다.

▶바닥재를 선택할 때는 기능적인 면도 살펴봐야 하는데 내수성이 뛰어나 기름이나 물이 마루에 흘러도 틈새로 스며들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스크래치나 충격에도 표면에 손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마모에 강한 성질 또한 뛰어나야 한다.

이 같은 특수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최근 주방전용 바닥재를 내놓고 있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아이가 있는 집을 위해 내구성과 함께 충격 완화효과를 강조한 주방 바닥재, 인체에 유해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간단한 조립만으로 시공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 이사갈 때도 떼어갈 수 있는 마루 바닥재 등이 시중에 선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가을 무드를 타고 와인과 브라운 빛이 물결치고 거기에 아이보리나 카키, 얼스톤이 가미되는 스타일로 꾸미면 무리가 없을 듯하나 전체적으로 인테리어를 바꿀 계획이 없다면 양초, 손뜨개 쿠션, 한지 스탠드 등 따스한 느낌의 소품으로 집안에 가을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권하고 싶다.

한지 스탠드는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데 풍선을 크게 불어 잡아맨 다음 그 위에 한지를 바르고 다 마르면 풍선을 터뜨리면 타원형 모양을 얻을 수 있고 입구 부분을 오려낸 다음 전구 위에 씌워주면 된다.

둥근 모양의 그릇 안에 적당한 크기로 자른 한지를 집어넣은 후 틀이 잡히면 한지를 꺼내 이용해도 되고 두껍고 구겨진 듯 한지로 심플하게 갓을 만들어도 멋진 작품이 된다.

시중에도 한지로 만든 갓들이 많이 나와 있으므로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사서 꾸미거나 그 위에 말려둔 낙엽하나로 멋을 부려도 보자. 한지로 갓을 씌우면 보기도 좋을 뿐더러 불빛 또한 은은해 깊은 가을 정취를 한껏 맛 볼 수 있을 것 같다.


(213)309-5388, (909)482-9555, janicej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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