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들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의 약 20%에서발견되는 아주 흔한 질환.
적정 혈압을 최고 130~135㎜Hg, 최저 80~85㎜Hg라고 정의할 때 40세 이상 국내 성인 인구 가운데 약 3분의1이상이 고혈압 환자이다.
그러나 대부분 고혈압 환자는 방치돼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의료계는 고혈압 환자 중 50%만이진단을 받고 진단받은 환자의 50%만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적절하게 혈압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여기서 다시 절반도 되지 않을 것으로추정하고 있다.
이방헌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한양대 의대 교수)은 “결국 성인 고혈압 환자 가운데 약 12%만이 적절한 관리를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왜 중풍 환자가 많은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4~19일 열린 유럽고혈압학회 발표에 따르면 독일 22.5%, 이탈리아 20%, 프랑스 24%, 미국 27% 등 선진국은 적절한 관리를 받고 있는 성인고혈압 환자 비율이 우리의 두 배인 20%대를 넘는다.
선진국의 절반밖에 이르지 않는 환자 관리 비율은 그대로 우리의 사망 패턴으로 연결된다. 우리나라에서는1년에 3만 4,000명이 고혈압 합병증인 뇌혈관 질환으로 사망한다.
10만 명 당 74명이 사망하는 것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하는비율은 10만 명 당 16.3명(1998년 통계). 둘다 고혈압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질병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뇌혈관 질환이 심장병보다4배 이상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유럽고혈압학회의 특별 연사로 참석했던 미국 텍사스대의 노만 카플란 교수는 “아시아에서 뇌혈관 질환이 심장병보다 현저하게 많은 이유는 고혈압 관리가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뇌혈관질환의 90%는 고혈압 때문에 발생한다. 이원로 삼성서울병원 내과 교수는 “고혈압이 얼마나 위협적인질병인지 국민들이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고혈압이 무서운가 이렇듯 고혈압이 심각한 질병으로 부각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증상이 없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간혹 일부 환자들이 뒷머리가뻣뻣하고 뒷목이 땡긴다, 어지럽다 , 숨이 차다, 가슴이 벌떡거리고 피로하다고 호소하나, 사실 이러한 증세는 다른질병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일반 증세이다.
그러나 고혈압은 ‘소리 없는 킬러’ (Silent Killer)이다. 혈압이 높은데도 제대로관리를 하지 않는 경우 7~10년 후에는 우리 몸의 뇌, 눈, 심장, 신장에 반드시 합병증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뇌졸중(중풍, 뇌출혈, 뇌경색) , 신장(콩팥)기능장애, 심장병(심근경색, 협심증), 안구망막증 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고혈압의 90%는 원인을 모른다. 엄마 아빠가 고혈압일 경우 자녀가 고혈압에 걸릴 확률은 45%가 넘을 정도로 유전적 경향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을뿐이다.
이러한 유전적 요소에 짠 음식, 비만, 스트레스, 흡연 , 음주 등 환경적 요인이 상호작용해 고혈압이 발생한다고 추측할 뿐이다. 나머지 10%는 신장이나 내분비질환, 피임약이나 스테로이드 약물이 원인이 돼 발생한 고혈압이다.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 고혈압 치료는 비약물요법과 약물요법으로 크게 나뉜다. 비약물요법의 첫번째 권장사항은 체중조절.
체중을약 10Kg 줄였을 경우 혈압이 25㎜Hg 떨어졌다는 보고는 체중 감량만으로도 혈압조절이 가능하다는 걸 말해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혈압(이완기)이 5~6㎜Hg씩 감소될 때마다 뇌졸중 38%, 관상동맥질환 이 16%가량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 운동요법도 고혈압 조절의 필수 코스로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역기, 던지기, 팔씨름 같은 운동은 오히려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약물요법의 시작 시기는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유무, 연령에 따라 달라진다.
보통 140/90㎜Hg가치료 기준선. 이원로 교수는 “고혈압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다 중단하는 나쁜 습관이 많은데 , 이미 수 년에서 수 십 년까지 효과가 검증된 약이니만큼부작용을 두려워해 섣불리 약을 끊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유럽고혈압학회에서 카플란 교수는 바이엘사의 칼슘길항제를 복용했던 환자군이 플라시보(가짜약)군에비해 뇌졸중 및 심장질환의 발생률이 30~40% 낮았다고 밝혔다.
또 혈압강압제 처방은 한가지 약보다 칼슘길항제와 베타차단제 등 두세가지 약을복합 처방했을 때 훨씬 좋은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칼슘길항제는 2,937억 원이 넘었던 2000년 우리나라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44%를차지했을 정도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이다.
밀라노=송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