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유학생 도와주다 인연, 장학사업 4년째

2001-05-3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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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에이전트 키 한씨

"뭐,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다 보니까 지금까지 왔는데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볼 생각이다."

부동산 에이전트 키 한(53)씨가 조용히 벌여온 장학사업이 4년째를 맞고 있다.

그와 장학사업이라는 인연을 맺어준 것은 본국의 IMF 사태. 1998년 부인과 자녀 2명을 데리고 방위산업 연구차 랜드연구소에 유학 와 있던 진모씨가 본국의 IMF 사태로 달러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급락하면서 살기가 어려워져 고생한다는 얘기를 들은 한씨가 매달 300달러씩 10개월간 도와주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씨는 이듬해부터 자신의 활동무대인 사우스베이에 거주하는 한인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벌이기 시작, 첫해에는 4명, 다음해에는 5명으로 확대했고 올해에는 6명으로 늘려 장학생을 모집중이다. 장학금 규모는 일인당 500달러씩.

"장학금을 지급할 때는 이들이 성장해 언젠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다음에 각자가 정하는 범위에서 후배들에게도 장학금을 주는 것으로 보답한다는 서약서를 받고 준다." 학생들에게 모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 에이전트로서 한씨가 가장 보람 있게 느끼는 순간은 "(내 말을 듣고) 손님들이 집을 팔고 사면서 재산을 불려나가는 것을 보는 때"라고 한다.

한씨는 1976년 기계설계 엔지니어로 이민와 건설회사 미국 건설회사 ‘아메론’에서 일하다가 80년대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업계로 발을 들여놓은 이래 약 20년 동안 부동산 에이전트로 삶을 닦았으며 부인 혜숙씨와 두 자녀가 함께 하는 가정이 화목한 것도 그에게는 또 다른 행복이다. 올 장학금 문의는 (310) 891-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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