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와호장룡> 음악도용 논란

2001-05-2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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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륙에서 활동하는 한 작곡가가 자신의 작품이 사전 허가 없이 최우수 오리지널 영화음악상 등 금년도 오스카상 4개 부문 수상작인 <와호장룡(臥虎藏龍)>에 도용됐다고 주장, 저작권 침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 고 홍콩 언론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광저우(廣州) 화난(華南)사범대학 음악과 부교수인 닝융(寧勇)은 자신이 `와호장룡’으로 최우수 오리지널 영화음악상을 받은 탄둔(譚盾)을 고소하기 위해 한 법률회사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닝융은 탄둔에게 이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회답이 없다면서 그 대신 작년 5월과 금년 4월 홍콩 항성(恒生)은행에서 발행한 액면200달러짜리 수표 1장씩을 보내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뜻과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받지 않았다는 닝융은 탄둔이 자신의 1982년대학 졸업작품 작곡돼 졸업음악회에서 처음 연주된 후 알려지기 시작한 `실크 로드의 낙타 방울(絲路打鈴)’을 <와호장룡>에 사용하면서 사전 허가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닝융은 "중국인이 만든 영화가 세계적인 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나의 작품을 사용하려면 아무 설명도 없이 갑자기 수표를 보내기 전에 적어도 사전에 알려 주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한 태도는 대륙 음악가들의 저작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어서 나의 제자들도 그에 대한 해명을 강력히 요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닝융은 <와호장룡> 가운데 옥교룡(玉嬌龍) 역의 장쯔이(章子怡)와 나소호(羅小虎) 역의 장전(張震)이 사막에서 쫓고 쫓기며 싸우는 장면에서 약 2분 동안 자신의 음악이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태어나 뒤에 미국으로 이민한 음악가인 탄둔은 지난 주말 타이베이(臺北) 발 비행기에 탑승, 뉴욕으로 돌아갔으나 닝융의 주장에 대해 입장 표명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출신의 리안(李安)이 감독한 <와호장룡>은 지난 3월의 오스카상 시상식에서 후보로 오른 10개 부문 가운데 최우수 오리지널 영화음악상 외에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최우수 미술감독상, 최우수 촬영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홍콩=연합뉴스) d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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