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친구> 투자 문전박대 설움...보란듯 ‘대박’

2001-04-0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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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 제작사인 시네라인II 석명호 대표는 ‘친구’의 시나리오를 들고 투자자를 찾아 나섰다.

돌아오는 대답은 하나같이 "노(No)". 흥행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CJ엔터테인먼트는 "남성영화는 안된다" 며 고개를 저었다. CJ 엔터테인먼트로서는 ‘킬리만자로’로 참담한 실패를 맛본 뒤였다.

시네마서비스를 찾아갔다. 그때 강우석 대표의 말은 "좀 되는 걸로 합시다" 였다고 한다.


배우도 그렇고, 또 소재(깡패이야기)도 그러니 해봤자 뻔하다는 판단이었다. 감독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한 ‘억수탕’ ‘닥터K’의 곽경택이란 것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자 한맥영화사가 ‘친구’를 잡았다. 그러나 투자비 마련이 문제였다. 김형준 대표는 한스글로벌과 인츠닷컴에서 5억원씩 투자받기로 했으나 총제작비 18억원 중 비디오 판권료 3억원을 제외한 5억원을 구하지 못해 포기했다. 동수 역을 하기로 했던 정준호도 기다리다 못해 다른 영화로 가버렸다.

때마침 동건이 그 역을 하겠다고 나섰고, ㈜코리아 픽쳐스(대표 김동주)가 창립작품으로 전액투자를 결정했다. ‘친구’는 이렇게 제작에 설움을 겪었다. 결과는 완전히 딴판. ‘친구’는 개봉 첫 주말 관객으로 제작비를 뽑고도 남았다. 그날 석명호 대표는 "무엇보다 ‘친구’를 퇴짜 논 사람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게 통쾌하다"고 말했다. ‘친구’는 "돈을 밝히면 오히려 돈이 멀어지고, 중요한 것은 열심히 영화를 만드는 자세" 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대현 기자 leed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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