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F 국제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 참관기

2001-03-31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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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비평가협회(LAFCA) 회원 해리엣 로빈스(사진)는 지난 8~18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19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에 다녀왔다. 전미 아시안 아메리칸 텔레커뮤니케이션즈협회(NAATA)가 제공하는 영화제에는 특히 한국계 미국인과 한국 영화인들이 만든 장·단편 영화들이 대량으로 선보였다.

아시안 아메리칸 독립영화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됐는데 미국내 아시안 이민자들과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당면 문제와 야망들을 반영한 인간드라마들이 많았다.

`05’깊은 상처’(The Cut Runs Deep)-좌절감에 빠진 뉴욕 한국계 갱의 폭력과 우정과 신의를 헝가리와 한국계 혼혈청년을 중심으로 그렸다. 특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혼혈아의 불만과 분노 그리고 슬픔을 부각시켰다. 사나운 폭력과 페이소스와 어두운 유머가 섞인 박진감 있는 작품으로 연기들도 뛰어나다. 한국계 존 H. 리의 데뷔작인데 연출솜씨가 보통 탄탄한 게 아니다.


`05’길과 다리’(Roads and Bridges)-길과 다리 건설작업에 참여한 편견에 사로잡힌 흑인과 아시안 아메리칸을 통해 인간 관계에 파괴적 결과를 가져오는 편견을 고찰했다. 긴장감 있는 드라마다. 한국계 에이브라함 림이 자기 경험을 토대로 각본을 쓰고 감독했는데 총제작은 인디영화의 대부 로버트 알트만.

`05’행복한 장의사’(Happy Funeral Director)-시골 장의사에서 일하는 세 명의 남자를 통해 삶과 죽음을 유머 있게 그렸다. 죽음에 대한 여유 있고 우스운 관찰이다. 한국의 장문일 감독.

`05’세기말’(A Century’s End)-4편의 서로 연결되는 에피소드를 통해 세기말을 맞아서도 별로 달라질 게 없는 인간의 비도덕성과 타락상을 그렸다. 과연 21세기에 인간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

아시안 아메리칸 특히 한국계와 한국 영화인들의 창조성과 다양성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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