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印尼 식민지배 미화한 日영화에 반발

2001-03-1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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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일본군의 과거 자국 침략을 미화하는 내용의 영화가 제작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제작 중단을 요구하는 등 강력반발하고 있다.

도쿄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은 14일 일본과 인도네시아 상영을 목표로 제작중인 영화가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자바 점령을 네덜란드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 투쟁으로 묘사한데 대해 14일 해당 영화사에 엄중 항의했다.

도쿄필름이 인도네시아어로 독립이라는 의미의 `메르데카’를 제목으로 정해 제작중인 이 영화는 1942년 제국주의 일본의 자바 침공에 참가해 현지 독립투쟁을 위해 싸우는 일본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본군이 인도네시아 청년들을 훈련시켜 정규군으로 양성, 이들과 함께 350년간 지배해온 네덜란드군에 맞서 독립 투쟁을 벌이다가 2차 대전 패망 이후에도 본국으로 철수하지 않고 마지막 한명까지 영웅적으로 싸우다가 산화하는 과정이 전반적인 영화 줄거리다.

인도네시아가 특히 문제 삼는 대목은 일본군이 자바에 입성할 당시 한 현지인 여성이 영접나와 네덜란드 식민지배로부터 해방시켜준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병사의 발에 키스하는 장면이다.

인도네시아 대사관의 사키딘 영사는 14일 가추아키 아사노 도쿄필름 사장과 만나 영화 내용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 인도네시아인들의 자존심을 훼손시키는 것이라며 제작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일본군이 청년들을 훈련시켜 페타로 불리는 군대를 창설한 것 등은 다소 사실적 요소에 가까우나 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며 전반적으로는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는 일본군 진주에 앞서 아주 오랫동안 독자적인 독립투쟁을 전개했고 2차대전 종료 후에도 재점령한 네덜란드군과 싸워 50년에 비로소 독립을 달성했는데 어떻게 일본 때문에 독립이 이뤄졌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아사노 사장은 "모든 영화 내용은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제작하고 있다. 우리는 양국 국민들이 역사적 진실에 대해 알기를 희망한다. 평가는 전적으로 국민들의 몫"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영화 제작 중단은 불가능하다. 다만 인도네시아 국민들에게 민감한 부분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는 여성의 일본군 영접 장면은 삭제할 용의가 있다"며 당초 예정대로 5월 12일 개봉을 강행할 방침임을 피력했다.


그는 또 "자바에서 목숨을 바친 일본군이 역사적으로 존재했으며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가 해방될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영화는 일본 젊은이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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