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 선정, 여성이 주도한다’

2000-09-2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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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산책

▶ 케니 김 (다이아몬드 부동산)

주택 선택의 마지막은 주부들 몫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내들이 집을 골라
놓으면 남자들은 형식적으로 한번 보러 나온다. 아니면, 남자들이 골라 놓으면 아내들이 나와서 가부를 결정한다. 웬만해서는 아내들의 결정에 따라가는 것이 세상의 공식인지 법칙인지 대부분 똑같다. "당신이 좋다면 좋은 거지요" 하면서 아내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기야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여성들과 남성들이 집을 바라보는 시각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여성들은 부분적인 것에 섬세하다. 집 내부의 구조, 부엌의 멋과 편리함, 화장실의 팬시함, 예쁜 수도꼭지 등을 제일 먼저 중요시하고 관찰한다. 반면 남성들은 집의 위치와 외부의 모양새, 앞으로 집값이 오를 가망성과 수리비는 얼마나 들 것인가 하는 경제성과 전체적인 것을 따진다. 이렇게 각각의 시각으로 의견을 조율하여 집을 선택한다면 우수한 집을 찾아 낼 것이다.

어찌 보면 남성이나 여성이 혼자서 일방적으로 선택한 집인 경우보다 부부가 함께 결정하였을 때의 집이 훨씬 좋은 집임을 번번이 느낀다. 보편적으로 남성들의 경우는 이성적이며 단순하고, 여성들의 경우는 느낌과 감성이 섞여 있다. 이 둘의 시각과 판단을 합친다면 멋진 ‘이상’이 나오는데, 두분 중에서 한 분만 집을 보러 나온다면 집을 보여주는 에이전트의 역할은 배로 늘어난다. 왜냐하면, 에이전트인 자신이 나머지 한쪽의 시각을 대변해서 장단점의 조화를 이루어드려야 함은 물론이고, 부부중 어느 한쪽만의 생각으로 결정한 집인 경우에는 에스크로 기간에 깨질 확률도 높아진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제는 중요한 일들의 곳곳에 여성들이 없는 곳이 없다. 집과 관련된 건축과 디자인, 집 감정, 인스펙션, 부동산 에이전트, 론 에이전트, 타이틀, 에스크로 등에서 여성들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주부들도 집 구입 시에 좋은 집을 파악하는 안목이 높아졌고, 집을 팔 때는 잘 가꾸고 치장하여 좋은 집으로 만들어내는 실력들이 대단하다. 이렇게 주부들의 집을 보는 관점이 향상된 것은 그동안 많은 홍보물과 잡지, 그리고 신문매체 등을 통해 전달된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여성들의 사회 참여와 일의 평등화가 주된 요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튼 좋은 변화이며 앞으로는 경제성까지도 계산하는 시각을 가지면 좋을 것이다. 무슨 말? 글쎄 가끔씩 보는 일인데, 남편은 최고 마지노선이 35만달러로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 있는 아내는 남편 허리는 생각 않고 조금씩 올라가다 보니 금새 38만달러짜리 집이 마음에 쏙 든다고 한다. 그러면 씩씩하고 자상한 남편은 어쩔 수 없이 나에게 한쪽 눈을 질끈 감고는 "오퍼 쓰지요. 내가 외식 안하고 한달에 240불을 더 모으면 돼요." 하는 것이다. ‘나도 옛날에 그렇게 해서 뼈가 휘었는데 이 아저씨 나랑 똑같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입니까?"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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