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잠재력을 심어 주는 집’

2000-09-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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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산책

▶ 케니 김 (다이아몬드 부동산)

어렸을적 서울 아현동에서 줄곧 살다가 국민학교 4학년때쯤 멀리 이사를
갔었다. 그후 중학교 다닐때 문득 살던 집이 그리워 몇번을 찾아가서 밖에서 둘러보곤 하다가 어느날 용기내어 그 집안엘 다시 들어 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옛적의 모습과 좋은 추억들은 다 어딜가고 없는지 무척 섭섭해 하면서 나왔고, 그것이 마지막이 되었다. 사실 그 집이 바뀐 것은 하나도 없었고, 바뀐 것이 있었다면 중학생으로 바뀐 나의 신체와 정신 년령이었을 것이다.

햇볕이 잘드는 퇴청마루와 방들, 그리고 장독대와 부엌 뒤켠의 조그만 마당이 있었다. 동네 중심지의 코너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서 집 밖에서 다방구며 술래잡기와 땅따먹기등 온갖 놀이로 늘 시끌벅적 하였었다. 그러다 저녁노을이 들때쯤이면 이집 저집에서 저녁밥을 짖는 구수한 냄새들이 났었고 엄마의 밥먹으라는 소리에 집에 들어가곤 하였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집과 그 동네에서의 이러한 추억들은 나의 인생을 시작하게 하였고 나의 성장과정에서의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때 땅따먹기를 잘한 덕분(?)에 지금 부동산을 하는 것인지 모르지만 맹모의 ‘삼처지교’가 생각난다.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주위의 환경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보내는 집 안팎에서의 좋은 기억과 다양한 경험들은 인생의 ‘줄기’이며 ‘잠재력’이 되는 것이다. 예쁘고 단정하게 꾸민 방, 깨끗하고 밝은 집안 분위기, 예쁜 뒷마당, 그리고 좋은 친구들, 이러한 환경이 그렇지 못한것과는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또한, 성격의 방향도 이때 자리 잡을 것이다.


월트 캘러스태드박사는 "앞서 인도하는 것은 어른이든 아이든 상관없이 각
사람안에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방법이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훌륭한 잠재력을 풍부하게 심어 놓지 않고서는 잠재력을 꺼내줄 수도 인도해줄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지난주, 만사를 제치고 모처럼의 휴가를 다녀왔다. 요세미티 산속 물가에다 집장만(캠핑텐트)을 한후,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며 산길을 달리고 땀이나면 넓은 냇물위에서 보트를타며 놀고 저녁에는 고기와 햄을 구워 먹었다. 아이들과 함께 동심의 세계에서 놀다보니 모처럼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어렸을적 추억이란 동네친구들과의 놀이가 전부인데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다양하고 폭넓은 기회가 많은 것이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듯 나도 우리의 아이들이 더 잘 커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래 너희들은 더욱 많은 추억과 높은 이상을 가지고 넓은 세상을 다 가져 보라"고 중얼 거려 본다.

우리 아들 녀석은 집에 돌아와서도 툭하면 "다 죽었어, 다 죽었어" 혼자
떠들고 다닌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오랜 고목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들을 본것을 그렇게 하는 말이다. 냇물을 보고 "바다"라고 느끼는 어린 3년8개월의 마음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연락처 (909)641-8949 www.EZfindHo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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