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15년 주택

2000-08-1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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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컴퓨터 시스템센터

현재 청소년들이 첫 주택구입자가 되려면 아직 수년 또는 십수년은 지나야 하겠지만 이들이 첫 구택구입자가 돼 주택시장을 기웃거릴 때에는 오늘날 바이어들이 보는 집과는 엄청나게 다른 집들을 놓고 살까 말까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십수년만 지나도 집이란 장소가 최첨단 전자장비가 바글거리는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발빠른 주택업체는 불과 15년후의 주택이라면서 이같은 주택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기술센터> 미래의 주택이 지니는 특징이라면 뭐니뭐니 해도 최첨단 장비들이 모인 기술센터라는 점이다. 여기서 최첨단 장비라면 각 방 마다 장치돼 있는 컴퓨터 스크린, 초고속 인터넷 장비, 사무실에서 퇴근길에 차안에서 조작할 수 있는 전기 및 냉난방 시스템 같은 것을 말한다.
’펄티’(Pulte)사는 IBM과 손잡고 최근 이같은 주택만으로 이뤄진 주택단지 2곳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각 주택에는 중앙 컴퓨터와 함께 각 방에는 컴퓨터 스크린이 설치된다.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있는 가정용품들이 들어찬 ‘스마트 홈’(smart home)의 개념은 이미 80년대말 라스베가스 전자쇼에도 등장했었는데 이제는 그같은 주택이 현실로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부엌> 제너널일렉트릭, 월풀 등도 이같은 주택에 걸맞는 차세대 냉장고를 개발중인데 이 냉장고는 예를 들면 우유통이나 다른 용기가 비게 되면 이를 스스로 알아내 인터넷을 통해 주문도 하고 식품의 내용물이 무엇이냐를 알아 조리법을 내놓기도 한다. 같은 개념으로 개발중인 오븐은 스스로 알아서 온도를 조절하고 디시워셔는 고장날 기미가 있으면 자가 진단을 내려 인터넷을 통해 수리점에 연락한다.
인터넷 광고회사인 ‘비욘드 인터랙티브’(Beyond Interactive)는 냉장고에 붙은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광고를 내보내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이 오면 칠면조 요리법을 내보내면서 광고문을 띄우고 부활절을 앞두고 이스터 에그 만드는 법을 내보내면서 광고문을 띄우는 식이다.


<주거공간> 플로리다주 올란도에 있는 ‘에반스 그룹’(Evans Group) 등은 앞으로 15년후면 70대로 접어드는 베이비 부머들이 자녀의 집을 찾아 며칠 쉬고 가고 싶을 때를 대비해 계단에는 간이 에스컬레이터 정도로 부를 수 있는 움직이는 레일이 설치된다.

<옥외> 옥외 공간은 환경친화적으로 설계한다. 태양열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지붕에 특수 패널이 있는 것은 기본이고 빗물을 즉석에서 재처리해 사용할 수 있는 시설도 빼놓을 수 없다. ‘오웬스 코닝’(Owens Corning)은 빗물이 샌다거나 터마이트가 있을 때 이를 탐지할 수 있는 센서가 들어있는 기와를 개발중이다.

이같은 스마트 홈은 지난 10여년 동안에는 풍성한 말잔치에 올라오는 단골 메뉴에 지나지 않았으나 컴퓨터와 인터넷 속에 자라나는 현재의 청소년들이 성년이 됐을 때는 얘기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1. <미디어 룸> 초고속 인터넷이 깔리고 통신장비, DVD 플레이어, 게임시스템, 비상용 에너지 시스템이 들어선다.

2. <태양열 패널>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전력소모를 줄이고 비상용 에너지원으로도 쓰일 수 있다.

3. <센서 기와> 물이 새거나 균열이 있거나 터마이트가 생길 경우 이를 감지할 수 있다.

4. <자동화 부엌> 각종 컴퓨터 장비들이 우유나 쥬스가 떨어졌다는 것을 탐지해 스스로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5. <빗물 저수기> 빗물을 받아 즉석에서 가정용으로 처리해 수도세를 낮춰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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