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족정서 ‘한’ 연구발표 활기

2000-08-0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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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스베일로 한의과대학 학술대회 잇달아

한민족 고유의 종교와 정신문화에 대한 자각이 깊어지면서 ‘한’에 대한 연구와 발표가 활기를 띠고 있다. ‘한사상’(Hanism)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은 일제가 한일합방과 동시에 제거시킨 우리민족의 문화목록어.

멀리 다산 정약용으로부터 유래하는 한사상을 미주한인들에게도 알리기 위해 사우스베일로 한의과대학(총장 박준환)은 국내외 학자들을 초빙, 학술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지난 7월8일 있었던 제3회 한사상대회는 특별한 홍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이 참석, 강연내용을 경청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고 주최측은 전한다. ‘기독교와 단군사상’이란 조심스런 주제로 열린 한사상대회에서 박영규(기독교영성운동가), 김상일교수(한신대학 철학과), 서굉일교수(한신대학 국사학과), 박진순(클레어몬트대학원 박사과정)씨가 발표한 내용을 요약한다.

▲단군사상과 기독교 영성(박영규)-한국 기독교 영성신학은 한국사상의 원형인 단군사상과 기독교사상이 어떻게 지평융합을 가능케 할 것인지 밝힐 수 있어야 한다. 한국기독교는 한국의 복음화에 주력한 나머지 복음의 한국화와 영성화에는 실패했다. 단군의 영성은 뿌리와 같으므로 단군사상 이해를 통한 한국적 영성신학의 정립이 시급하다.


▲단군과 예수, 동학사상에 나타난 단군사상(김상일)-단군이 등장한 기원전 2000년경은 여신이 남신으로 바뀌고, 석기시대가 청동기시대로, 모계가 부계로 바뀌던 인류문명사의 대전환이 일어난 시기이다. 이런 맥락에서 남신이 여신을 살해하는 신화와는 달리 남신 환웅과 여신 곰이 만나 결혼하는 단군신화는 의미심장한 문명사적 담론을 지니고 있다. 이런 주옥같은 단군담론을 두고 신화라는 이유로 매도하는 기독교의 반단군운동은 시대착오적이다. 단군은 민족의 구심점인 동시에 인류문명사적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제하 한국 기독교와 단군의 만남(서굉일)-일제시대 독립운동 과정에서 기독교와 단군교가 부흥회도 같이 열었고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 단군제단에서 기독교인들이 부흥회를 연 기록도 있다. 과연 오늘날 기독교의 영성이 단군의 영성없이 이해될 수 있는가. ‘하나님’이란 명칭도 단군신화의 환인, 환웅에서 유래했는데 기독교의 단군 반대는 자가당착적이다. 교회가 대형화, 체계화되고 기업화, 상업화되면서 다른 종교를 배척하게 되었다.

▲초심리학과 단군의 영성(박진순)-텔레파시와 같이 비과학적인 현상을 과학적으로 실험하는 것이 초심리학이다. 단군시대는 신선사상이 유행하던 시대로 당시 인간들은 원격 교통과 유기적 영감을 교환하는 초심리학적 상태에 살았다. 인간의 이성과 합리성은 인간의 이러한 기능을 말살했는데 초심리학은 이같은 잃어버린 영성의 회복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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