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약중독 청소년 넘쳐 사회붕괴 위험

2000-08-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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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환 선교사가 가본 러 선교기

▶ "노보이 루스키" (New Russian)

마약이 부흥을 꿈꾸는 러시아를 미처 피기도 전에 시들게 하고 있다. 대도시, 소도시 할 것 없이 마약은 이제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심각한 것은 마약이 퍼져나가는 것을 방지할 제도적인 장치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경찰이 단속을 하고 있지만, 형식적이고 마약딜러들은 공원이나 대형 상점주변등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면 어느 곳에서든지 공공연히 마약을 거래하고 있다. 개방되기전 공산주의 시절에도 극소수 일부 계층에서 마약을 복용하곤 했었지만, 지금과 같이 광범위하게 마약이 남용된 적은 없었다고 한다.

하바롭스크에서 사역중인 정소남선교사는 자신이 살고 있는 15층 아파트내에서만 지난 5년간 11건의 살인사건과 6명의 자살사건이 발생했다며 범죄의 심각성을 숫자로 전했다.

한동안 신흥 세력으로 각광을 받았던 젊은층, 소위 "노보이 루스키" (New Russian)들도 마약으로 인해 허물어지고 있다. 자본주의의 달콤한 맛을 누구보다 먼저 알고 오로지 돈벌이에 치중해오던 이들이 마약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비즈니스가 풍지박산나고, 가정이 깨지는등 찬 바람을 맞고 있는 것이다.


마약중독자가 도시마다 넘쳐나면서 때아닌 성황을 이루는 곳은 정신병동을 급조해 만든 "마약중독자 갱생원"이다. 인구 60만의 하바롭스크에만도 이런 마약중독자 갱생원이 5개소나 최근 개설되었고, 그곳에는 아직도 어린 모습이 채 가시지 않은 10대, 20대의 꽃같은 젊은이들이 개처럼 푸대접을 받으며 집단수용돼있다.

이로 인해 종전에 교도소를 방문하며 복음을 전했던 많은 한인 선교사들이 이제는 마약중독자 갱생원을 더 많이 방문하고 있다. "러시아 젊은이들이 마약에 쉽게 빠져들어가는 이유는 저들에게 소망과 꿈이 없기 때문입니다. 저들에게 가장 필요한 처방은 바로 산 소망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스스로 살아야 된다는 이유를 찾게될 때, 마약을 중단하고 삶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지요.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며 저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면서 오직 예수만이 산 소망이라는 확신을 매일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소남 선교사는 오늘도 많은 청년들이 마약의 마수에서 빠져나올 것을 간구하며 뜨겁게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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