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일간 바다건너 집회참석 감동

2000-07-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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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환선교사가 본 러 선교기 ②

▶ 캄차트카 반도의 까략키족

캄차트카 반도는 명태잡이 원양어업의 중심지, 83년 이곳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소련 전투기가 KAL민항기를 참혹하게 격추했던 군사지역 등으로 한인들에게 알려진 곳이다.

지난 98년 모스크바 은혜신학교를 졸업한 이고르라는 벨라루시아 출신 전도사가 사역지로 러시아의 "땅끝" 캄차트카 반도를 지원했다. 성령의 감동으로 자원하기는 했지만 지난 2년간 갓난 아이를 데리고 부인과 함께 추운 날씨와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 속에 꿋꿋하게 사역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지원부대가 이번 여름 이곳을 찾았다.

이고르 전도사가 파송된 "파라나"라는 도시는 인구 4천명정도의 소도시로 캄차트카 반도의 중심지에서 소형 프로펠라 비행기를 타고 3시간정도 북쪽으로 날라간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는 소수의 러시아인들도 있지만 대부분 까락키라고 부르는 원주민 인디안들이 살고 있다. 까락키족은 외모가 한국사람들과 무척 비슷한 몽고계 족속들인데, 러시아인들이 한국인을 까레스키라고 하고 이곳 주민들은 까락키라고 부르는 것으로 미뤄봐 그들의 뿌리가 한민족과 연결돼 있는듯도 싶었지만 확인할 길은 없었다.


집회는 파라나에 있는 유일한 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렸는데, 1백여명 정도가 참석했다. 전체 인구가 4천여명인데 1백여명의 성인이 참석한 것은 비교적 큰 모임이라는 설명. 집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참으로 놀라운 사실을 알게됐다. 집회에 참석한 원주민 가운데 7명은 1백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3일 동안 바다를 건너 집회에 참석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바다를 건너"라는 말이 잘 이해가 안돼 다시 물었다.

"이곳에는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육로가 없을 뿐더러 짐승의 위협등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먼곳을 이동할 때는 바닷가 해안지역을 따라 이동을 합니다. 그런데 곳에 따라서는 밀물때 해안지역이 완전히 물에 잠겨 버리기 때문에, 해와 달을 보면서 밀물과 썰물때를 정확하게 확인하면서 여행을 계속하지요"

미국에서 온 한국인 선교사가 무슨 말씀을 전하려나...그 한가지 기대를 갖고 바다를 건너, 산을 넘어온 이들을 우리는 주님의 사랑으로 안아주고 싶었다. 미전도 종족에 대한 선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캄차트카 반도의 까락키종족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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