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가주등 석유시추 지역서 토양침강으로 발생

2000-07-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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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질틈을 통한 매탄유출

▶ 권재일 (JMK Environmental Solutions, Inc.)

지난 반세기에 걸쳐 사용되어 온 석유화학 물질로 인한 각종 환경오염 문제는 석유의 시추, 생산, 운반 그리고 저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 있어 심각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바닷물의 오염, 토양 또는 지하수 오염, 지질의 침강, 화재 그리고 폭발, 석유화학 물질의 소각으로 인한 대기오염등 환경국과 업체들은 이러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많은 조사와 연구에 몰두하여 왔다.

석유생산 지역이 대량으로 퍼져 있는 남가주는 대규모 시추지역인 윌밍턴, 토랜스를 비롯하여, 랜초 도밍게즈, 플라야 델 레이, 엘세군도, 잉글우드, 샌타페 스프링스, 위티어, 샌퍼낸도 밸리등 수십 군데의 크고 작은 석유단지들이 밀집해 있다.

일례로 몇십개의 석유시추공이 위치해 있던 곳에서 수천피트 떨어져 있는 백화점에 폭발이 생긴 경우를 볼 수 있다. 이유를 추리해 보면, 다년간의 석유시추로 인해, 유체가 지하에서 빠져나오면서 석유로 차 있던 지질물의 압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지하 지질층이 더욱 조밀하게 다져지는 결과를 낳아 토양의 침강을 초래하게 된다. 지층이 침강하면 그렇지 않은 지역과 수직의 지층선 또는 경계선(fault or fracture)이 생기며 이러한 공간은 지하로부터 자연개스(주로 메탄)가 새어 나와 지표면으로 발생될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 백화점의 폭발은 이러한 메탄개스가 몇천피트밖에 위치한 지표면으로 유출되어 어느 만큼 축적된 후 백화점 내의 발화원인을 계기로 폭발하게 된다.


개스와 석유가 함께 공존상태로 있는 oil/gas reservoir(저장유)는 시추로 인해 원유를 뽑아내게 되면 개스로 점점 차게 되어 밀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로 인해 지질이 침강하게 됨을 방지하기 위해 예전에는 물을 지하에 주입하여 낮아진 밀도를 채워 넣는 방법으로 침강을 막곤했다. 하지만 이러한 물주입은 저장유의 압력을 너무 높여 개스가 지하의 틈새를 타고 지표면으로 상승하려는 작용을 더하게 됨이 밝혀졌다. 이러한 틈새는 지질 활동이 활발했던 캘리포니아주에 특히 많은데 fault(지질 틈) 또는 fracture(갈라진 공간), 버려지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원유시추공 등을 이른다.

지하 자연 저장유로부터 석유를 시추해 내게 되면 저장유를 함유한 지층의 밀도가 낮아져 수축하여 침강하게 된다. 이로 인해 생긴 수직으로의 지층 틈새는 다른 부분의 지층을 흔들게 되고 결과적으로 점점 많아지고 심화된 틈새를 유발하게 된다.

해안가에 위치한 석유시추공들의 잘못된 운영이나 누출 등으로 인해 바닷물이 오염되는 경우는 89년 엑손 발데즈의 유조선이 알래스카 지역 해안에서 좌초됨으로써 약 1,100만 갤런의 원유가 쏟아졌던 사건으로 대표될 수 있다. 사건 이후 첫 8주 동안 확산된 기름은 해안가를 따라 약 1,750km에 이르렀으나 수면 위에 떠 있는 원유를 걸러내는 작업은 그리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면 위에서의 원유 제거작업은 총 유출량의 8%를 밑돌았고, 사건 발생 이후 90일부터는 아예 바다 위에서의 작업은 철수한 채 해안에 모여든 원유를 물로 씻어 제거하는 작업으로 완전히 전환되었으나 제거량은 유출량의 5%에 미치는 정도였다. 다시 말해 87%의 원유는 바다에 흡수되어 버린 셈이다.

여러 방면의 전문가가 분석한 자연 정화 효과는 대단했다. 탄소의 함유량이 높은 유기화학 성분인 원유는 바다 속의 미생물들로 인해 비교적 수월히 분해되었는데 이는 충분한 산소, 물, 그리고 유기성분이 미생물의 번식을 촉진시키는 결과도 낳았다.

석유 시추관의 누출, 취급 부주의, 폐광된 석유생산 지역의 시추공들은 지하 토양과 지하수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왔다. 부동산의 매매시 환경오염 조사를 통해 과거 석유생산 지역의 일부가 아니었는지 여부를 알아보는 것도 앞서 예로 들은 백화점 폭발사건과 같은 재난을 예방하는 길일 수 있다.

많은 부동산 업자들은 지질조사라고 하면 보통 물리적 지질조사를 떠올린다. 지질의 경도나 물리적 성분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서 제2차 환경오염조사(Phase II Environmental Site Assessment)와는 크게 다르다. 2차 환경조사는 물론 지질조사의 일환이나 이는 지질의 화학적 성분을 조사하는 것으로써 오염 물질이 지질 내에 얼마나 존재하는가를 분석한다. 물리적 지질조사는 주로 건축물 시공에 앞서 정지작업 또는 건물의 기초 구조물을 세우는데 필요한 지질의 특성을 조사하며 지하 주차장 시설 또는 고층건물의 건축에 선행되어야 하는 토목공학적 가치를 지닌다. 보통 2층짜리 건물과 9피트 깊이의 지하 주차장이 건축될 경우 12피트에서 50피트까지 구멍을 판 후 샘플을 채취하여 수분 함유량, 밀도, 경도, 강도 등을 실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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