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넷 주택경매 인기

2000-07-27 (목)
크게 작게

▶ 마케팅 비용 절약, 싸게 매각

경매를 통한 주택매매에 대해 한인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의 주택 건설업체 가운데 하나인 ‘카우프만 & 브로드 홈’(Kaufman & Broad)사가 지난 9일 팜스프링스에 새로 지은 주택단지를 대상으로 인터넷 경매를 성공적으로 실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카우프만 & 브로드 홈’은 팜스프링스에 지은 주택과 대지를 경매를 실시했는데 2시간 동안 계속된 이번 경매에는 약 60명의 입찰자들이 참가하는 성황 속에 진행돼 회사측은 주택 9채와 대지 10곳을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부동산 업계는 ‘카우프만 & 브로드 홈’이 실시한 이번 경매는 인터넷 경매 가운데는 최대 규모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우프만 & 브로드 홈’은 지난해에도 새크라멘토에 지은 콘도미니엄 50채를 경매로 처분했는데 지난해 있었던 경매는 입찰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실시되는 전통적 경매로 인터넷 경매로 진행된 이번 경매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앞으로 미국사회의 새로운 주택거래 방식으로 나름대로 자리를 지킬 것이 분명한 인터넷 경매가 전통적 경매에 비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이어와 셀러 모두에게 유리하기 때문.

우선 셀러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데 ‘카우프만 & 브로드 홈’의 남가주 담당 제너럴 매니저 제이 모스는 "새로운 주택단지를 개발, 판매하려면 한달에 8만달러 정도의 부대비용을 예상해야 하나 인터넷 경매는 이같은 부대비용을 대폭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이번 경매로 ‘카우프만 & 브로드 홈’은 주택 한 채당 1만6,000달러 정도 원래 예상 보다 싸게 팔았지만 매매 자체를 신속하게 마무리함으로써 손실을 상쇄하고도 충분한 이익이 남는다는 분석이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물론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번에 거래된 주택의 경우를 보면 매매가가 15만9,000~17만4,000달러, 대지가 5만3,000~5만7,500달러 정도였는데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이 정도 가격이면 바이어로서는 불만이 없는 가격이라고 분석한다.
인터넷 경매가 전혀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바이어들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바이어들은 자기의 입찰가가 다른 입찰자보다 낮다는 것을 알면 가격을 높이지 않을 수 없고 이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번 경매에 참가했던 소셜워커 크리스 들리마의 "경매가 바이어들의 주머니를 교묘하게 짜내는 방법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는 말도 인터넷 경매에 참가하는 바이어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매매가 끝난 다음 같은 동네에 있는 비슷한 크기의 집을 다른 이웃이 수천달러씩 싸게 주고 샀다는 것을 알게 될 때에도 마음이 불편해지게 된다. 실제로 이번 경매에서는 주거공간이 1,950스퀘어피트인 주택이 한 곳에서는 15만9,000달러에, 다른 곳에서는 17만달러에 팔렸다. 재래식 경매나 통상적 주택 거래에서 같은 장소에 들어선 주택단지에 이 정도 가격차가 나는 일이 드물다.

인터넷 경매에서 문제가 되는 또 다른 사태는 소위 ‘쉴 비딩’(shill bidding: 바람잡이 입찰)으로 불리는 것으로 ‘가짜 입찰자가 입찰가를 계속 높이는 것’이다. ‘eBay’ 상에서 이뤄졌던 한 경매에서 셀러가 ‘쉴 비딩’을 계속해 자신의 집값을 올렸던 일이 좋은 예이다. 이 방면의 전문가로 연방거래위원회(FTC) 변호사로 있는 들로레스 가드너도 "’쉴 비딩’은 심각한 문제로 연방거래위원회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우프만 & 브로드 홈’은 이번 경매에 앞서 이같은 ‘쉴 비딩’을 막기 위해 크레딧 조회를 통과한 입찰자를 대상으로 각각 입찰용 ID번호를 부여하고 입찰자가 가격을 제시할 때마다 입찰자의 ID가 웹사이트상에 뜨도록 했는데 "경매에서는 최저 입찰가가 있기 때문에 ‘쉴 비딩’이 자리잡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