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일선 오지 곳곳에도 복음의 전령 한인 선교사"

2000-07-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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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환 선교사가 본 러 선교 현주소<1>

러시아선교는 지금 어디에 와있을까? 지난 7월1일부터 15일까지 러시아 원동지역 선교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백승환선교사(은혜한인교회)가 4년만에 다시 들어가본 러시아 선교지의 모습을 전해왔다. 아직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거인의 모습, 사할린, 블라디보스톡, 하바롭스크, 캄차카반도등 극동지역 러시아 선교의 현주소를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백선교사는 91년부터 96년까지 현지에서 사역하다가 미국으로 건너와 탤봇신학대학원에 진학, 지난 5월 졸업했다.

① 선교 대국 - 대한 민국

한 나라에 일본인이 들어가면 장사를 시작하고, 중국인은 음식점을 차리는데 한국인이 들어가는 곳에는 교회가 세워진다고 한다.

지난 7월1일부터 2주 동안 러시아 원동지역 선교지를 돌아보면서 새삼스럽게 느낀 것은 이제 세계 어느 곳을 가나 한국인 선교사가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 본 토박이들도 가보지 못하는 오지, 원동지역의 "땅끝"인 캄차트카 반도에도 한인 선교사가 이미 2명 파송돼 6년전부터 교회를 개척하고 있었고, 블라디보스톡에는 14명, 하바롭스크에 18명, 그리고 사할린지역에는 20여명의 한인 선교사들이 현지인 복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최근 2, 3년 사이에 IMF여파로 한국에서 파송된 많은 선교사들이 귀환한 상황에서 이 정도로 집계되니 가장 많았을 때는 지금보다 2배정도 많은 한인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때로는 우리 한인들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무척 인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열심히 선교를 하면서도 가끔씩 눈에 띄는 잘못된 몇몇 선교사들의 모습때문에 전체 선교지를 도매급으로 싸잡아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러시아 선교는 물량주의 선교로 이제는 한물 건너간 선교지..." "선교사가 호의호식하면서 현지인들을 하인 부리듯이 부리고 있다..." "한인 선교사들은 절대로 상호 협력사역을 하지 못한다..."


부분적으로 볼 때 이와 같은 판단이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으나,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는 보다 큰 그림으로 바라 볼 때 그분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지난 5천년간 은둔의 국가로 세계사 속에서 숨겨져 있었던 한국 민족이 불과 지난 1백년 사이에 1천만 기독교 인구의 기독교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선교의 영을 기름부음 받은 데는 세계 선교를 위한 하나님의 섭리가 특별히 작용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바롭스크에서 7월9일 창립 10주년 기념예배를 드린 정준규 선교사는 "그동안 러시아 정교회 및 정부의 많은 핍박과 목숨을 건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오늘 이렇게 1천여명이 넘는 성도가 한자리에 모여 창립 기념 예배를 드리는 것은 살아계신 성령님의 역사라고 밖에는 설명드릴 길 없습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준규 선교사의 눈물어린 고백을 들으며 이 시대, 새 천년이라는 타임라인을 건너가고 있는 "선교 대국"의 수많은 한인 선교사들을 생각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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