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돈 벌고 싶으면 집을 사라"

2000-07-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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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고 싶으면 집을 사라" 하버드대 주택문제연구소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00년 미국 주택백서’가 말하는 결론이다. 이 백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얼마나 자리잡고 사느냐를 알려면 먼저 "집이 있나" 그 다음은 "주식이 있나"를 보면 될 정도인데, 일반적으로 주택소유가 안정된 생활의 지름길임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 주택백서는 하버드대 주택문제연구소가 미국의 주택문제를 다각적으로 분석해 발표하는 연례보고서이다. 2회에 걸쳐 주택백서를 연재한다.

홈에퀴티는 주택소유주와 세입자의 순재산(net wealth)에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빈부 차가 있음 보여준다.

1988년 현재 55세 이상된 사람으로서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순재산 중간가는 17만7,400달러, 같은 연령으로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사람의 순재산 중간가는 5,500달러로 주택소유주가 세입자보다 무려 32배나 많았다.


홈에퀴티는 백인과 소수계의 빈부 차가 아직도 크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순재산을 기준으로 봤을 때 55세 이상 백인 주택소유주의 순재산 중간가는 16만1,300달러, 소수계 주택소유주의 순재산 중간가는 4만달러로 백인 주택소유주가 소수계보다 4배 가량 많았다. 이같은 인종별 빈부 차는 세입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현상으로 백인 세입자의 순재산 중간가는 8,000달러, 소수계 세입자의 순재산 중간가는 600달러였다.
홈에퀴티는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재산이다.

홈에퀴티는 전체적으로는 주식에 이어 미국민의 재산목록 2위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재산목록 1위로써 1998년 현재 집과 주식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도 59%가 홈에퀴티로 갖고 있는 재산이 주식으로 갖고 있는 재산보다 많았다. 집을 갖고 있느냐 아니냐에 상관없이 55세 이상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순재산 중간가인 13만4,000달러 가운데 46.3%가 홈에퀴티였다.

같은 기간 주식소유주는 상위 1%가 전체 미국 주식의 37%를 갖고 있었지만 주택소유주는 상위 1%가 전체 미국 홈에퀴티의 13%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홈에퀴티는 보다 많은 국민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재산임을 알 수 있다.

홈에퀴티는 백인보다 소수계에 더욱 중요한 재산이다.
1998년 현재 55세 이상 소수계는 순재산 중간가가 4만달러로 이중 50%가 홈에퀴티였다. 흑인 주택소유주의 반은 순자산의 57% 이상이 홈에퀴티, 히스패닉 주택소유주의 반은 순자산의 71% 이상이 홈에퀴티, 백인 주택소유주의 반은 순자산의 40% 미만이 홈에퀴티였다.

홈에퀴티는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 더욱 중요한 재산이다.
1998년 현재 젊은 주택소유주의 경우 연소득 2만달러 미만인 주택소유주의 반 정도가 순자산의 69% 이상이 홈에퀴티였던 반면 연소득 5만~6만달러인 주택소유주의 반 정도가 순자산의 38%가 홈에퀴티였다.

이같은 사실은 집과 주식이 모두 있는 사람이 어디에 더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느냐를 비교한 그래프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 그래프를 보면 연소득이 5만달러 미만까지는 주식보다 홈에퀴티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이 70%선을 유지하지만 5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점점 줄기 시작해 연소득이 10만달러를 넘어서면 10명 가운데 4명은 홈에퀴티가 주식보다 많고 6명은 주식이 홈에퀴티보다 많다.

한편 미국은 지속적 호경기에 따른 주가 및 부동산가 상승에 힘입어 전체적으로 국민 각자가 소유한 부가 극적으로 증가, 1995~98년 일차적 거주지로 사용하는 집(primary residence)의 가치가 7조8,000억달러에서 9조4,000억달러로 21% 상승했으며 가정이 보유한 주가 총액은 3조8,000억달러에서 7조4,000억달러로 95% 상승했다.
또 1995~99년 주택소유자 순증가의 40%가 소수계로 시간이 가고 소수계의 경제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백인과 소수계의 주택소유율 차이도 줄어들고 있으나 두 집단의 주택소유율에는 아직도 커다란 차이가 있다.


== 인종별 주택소유 순증가율==

1998년 소수계의 주택소유율은 47.1%, 백인의 주택소유율은 60.8%였다. 이같은 소수계와 백인의 주택소유율 차이는 소수계와 백인의 소득 차보다 큰 것이다.

1994~99년 미국에서는 자기 집을 가진 가구의 순증가가 690만 가구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소수계는 37.1%였으며 소수계 순증가는 아시안 8.6%, 히스패닉 15.2%, 흑인 13.3%로 구성됐다.

같은 기간 백인 주택소유주 순증가는 62.9%를 기록, 소수계 주택소유주 순증가와의 차이는 25.8%로 이전에 비해 1%의 증가에 그쳤다.

<한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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