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중정상회담] ‘손등 토닥’ 트럼프·’기선제압 차단’ 시진핑…몸짓에 담긴 속내

2026-05-14 (목) 08: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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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부드러워진 악수 속 中행사선 경례… “中중요성 인식”

▶ 시진핑, 악수하며 안 끌려가… “강하고 전문적인 존재감 유지”

[미중정상회담] ‘손등 토닥’ 트럼프·’기선제압 차단’ 시진핑…몸짓에 담긴 속내

2026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며 손등 두드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중동전쟁 발 글로벌 혼란 속에서 '세계 양강'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가 만나자 이들의 발언은 물론 일거수일투족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보다 부드러워진듯한 악수와 경례 등 2017년 방중 때에 비해 달라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화가 주목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또한 절제된 움직임 속에서 경청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양국 정상이 각자 할 수 있는 양보를 하는 듯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트럼프 특유의 '기선제압식' 악수 없어…시진핑은 강한 존재감 유지

시 주석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약 9년 만에 자신의 안방으로 찾아온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는 순간 이뤄진 악수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 지도자 간 미묘한 역학관계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용 리무진 '비스트'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 다가가면서부터 오른손을 내밀었고, 악수는 약 15초 동안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맞잡은 시 주석의 손을 왼손으로 두 차례에 걸쳐 가볍게 두드렸다.

특히 악수를 나누는 동안 시 주석의 손이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보다 더 높이 올라가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 두 정상의 손의 높이가 비슷해진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장면은 중동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이 이란 측을 중재해 사태를 해결해달라는 압박을 받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모습과도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보디 랭귀지 전문가인 레오 치 셍은 SCMP에 "인민대회당 앞에서 시 주석과 악수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손바닥은 약간 위쪽으로 기울어진 것처럼 보였다"며 "이는 그가 서방 지도자들과의 악수에서 보여줬던 기선제압식 스타일과는 달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악수와 제스처에 자신의 지배력을 투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며 "보다 부드러워진 방식은 그가 협상이나 전략적 논의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의 손을 반복해서 두드린 것은 단순한 친근감 표현을 넘어 "스스로를 관계에서 지배하는 인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미묘한 비언어적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에 대해서는 논의에 열려 있는 동시에 강하고 전문적인 존재감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 2017년에 비해 달라진 악수의 '화법'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각자 자기 방식으로 화해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총리를 만났을 때 악력을 과시하며 보여줬던 19초의 불가해한 악수 같은 것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멜라니 하트 애틀랜틱카운슬 글로벌차이나허브의 선임 국장은 NYT에 "트럼프의 말들은 시 주석이 자신을 인간으로서 좋아하기를 바라며 두 정상이 일종의 친밀감을 형성해 그것이 특별 대우와 거래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는 그들의 보디 랭귀지에서도 똑같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선제압식 악수를 차단한 것처럼 보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기 싸움으로 대변되는 악수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자신 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더 끌어당기는 듯한 순간도 포착됐다.

라일 모리스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의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의 손을 자기 쪽으로 꽉 끌어당기도록 내버려 두지 않은 시 주석의 모습이 주목할 만했다"고 NYT에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미국 '일강' 체제에서 '미중 양강' 시대로의 실질적 전환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시 주석 또한 이번 회담을 통해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로 양국 관계의 새 틀을 제시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악수 방식은 2017년 4월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최초 회동 때였던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의 악수와 비교하면 차이가 비교적 분명해 보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손을 위로 높이 들면서 상대의 손을 잡는 방식으로 시 주석과 악수했다.

이후 그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으로 답방했을 때 열린 공식 환영행사 때는 부부 동반 회동으로 서로 모두 짧게 악수했다.

◇ 9년 전엔 못 본 트럼프의 경례도 주목…"중국에 대한 존중"

악수만큼이나 주목 받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례였다.

2017년과 2026년에 각각 중국 측이 마련한 공식 환영행사는 군악대와 의장대의 일사불란한 분위기 자체는 달라진 게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손짓 하나로 눈에 띄는 차이를 만들어냈다.

바로 미국 국가가 연주되는 내내 경례 자세를 유지한 점이었는데, 이는 2017년에는 손을 가슴에 올린 채로 서 있었던 것과 비교됐다.

상대국의 외교 의전을 종종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행동을 한 것은 중국의 위상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대할 때 최고 수준의 존중을 보여줬다면서 다소 고무된 분위기마저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 측 대표단과 인사를 나눌 때 유일하게 제복을 입고 있던 둥쥔 중국 국방부장(장관)에게는 경례했다.

다만 이는 2017년에도 제복을 입은 인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경례로 인사를 한 바 있다고 SCMP는 짚었다.
[미중정상회담] ‘손등 토닥’ 트럼프·’기선제압 차단’ 시진핑…몸짓에 담긴 속내

2026년 베이징 인민대회당 환영행사에서 경례 유지하는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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