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 절반 “대규모 추방 정책 과도” 평가
▶ 트럼프 지지층 25%도 “강경 일변도”에 우려
▶ 노동력 부족·상권 위축… 중간선거 변수 부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메시지가 일부 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유권자들의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추방 정책이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응답에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유권자의 4분의 1도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5%는 현재의 정책이 “적절하다”고 평가했으며 11%는 “충분히 강경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 성인 2,0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2.17%포인트다.
백악관은 올해 초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당국에 의해 발생한 미 시민권자 2명 피격 사망 사건 이후 거센 반발에 직면하자 이민 정책 기조를 일부 수정했다. 고강도 단속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이민 당국 지도부를 교체하고 표현 수위를 낮추는 등 변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추방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와 이란 전쟁 등 다른 이슈로 관심이 이동했음에도 이민 정책에 대한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결과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그동안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문제에서 민주당보다 우위를 점해왔지만, 최근 강경 단속 정책과 국경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지역까지 확대된 단속, 아동 구금 장면 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히스패닉 유권자층에서의 지지 약화가 두드러진다.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는 라틴계 유권자의 46% 지지를 얻어 공화당 후보로서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다수의 라틴계 유권자가 그의 이민 정책(67%)과 경제 정책(66%)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전체 응답자의 37%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추방 정책과 그 집행 방식에 반대했으며, 이는 1월과 비교해 큰 변화가 없는 수치다.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활동 확대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이 우세했다. 응답자의 51%는 ICE 존재가 도시를 더 위험하게 만든다고 답했으며, 이는 1월 조사(52%)와 유사한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 시민권자 2명 사망 이후 미니애폴리스에서의 대규모 단속 작전을 종료하고 다른 도시에서도 눈에 띄는 단속을 자제하는 등 전략을 수정했지만 여론 반전에는 실패한 셈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크리스티 놈 연방 국토안보부 장관을 경질하고 오클라호마 출신 마크웨인 멀린 전 연방상원의원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또한 ‘대규모 추방’이라는 표현을 공식 메시지에서 자제하는 등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지지층 내부에서도 온도 차가 존재한다. 2024년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 약 3분의 2는 현재 정책이 적절하거나 더 강경해야 한다고 평가했지만, 이른바 마가(MAGA) 성향 유권자와 그렇지 않은 지지자 간 인식 차도 확인됐다. MAGA 지지층의 82%가 정책을 지지한 반면, 비 MAGA 지지층에서는 58%에 그쳤다.
이민 단속 강화는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텍사스 남부에서는 건설 노동력 부족이 나타나고 있으며, 중서부 농가들은 파종 시즌을 앞두고 인력난을 우려하고 있다. 도시 지역에서는 히스패닉 상권의 매출 감소도 보고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단속 여파로 일부 소상공인의 매출이 최대 70% 급감하며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히스패닉 유권자 지지 약화가 민주당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유니도스US의 클라리사 마르티네스 데 카스트로 부대표는 “공화당이 스스로 득점을 자책골로 날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선거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