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에서 회색고래가 잇따라 폐사하면서 종 전체의 생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 마리는 바다에서 20마일 떨어진 내륙 하천까지 들어왔다가 숨진 것으로 확인돼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현지 연구진에 따르면 최근 워싱턴주 남서쪽 지역에서 최소 3마리의 회색고래 사체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한 마리는 퍼시픽카운티 레이먼드 인근 윌라파강에서 발견됐으며, 바다에서 약 20마일 떨어진 내륙까지 이동한 뒤 폐사했다. 연구진은 먹이를 찾기 위한 시도로 내륙까지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같은 시기 그레이스하버 카운티 코팔리스 해변에서도 성체 두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이들 고래는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으며, 한 마리는 선박과 충돌한 흔적도 확인됐다. 올해 워싱턴주에서 확인된 회색고래 폐사는 현재까지 6건으로, 통상적인 연간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장기적인 감소 추세의 일부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동태평양 회색고래는 과거에도 개체 수가 급감했다가 회복되는 주기를 보여왔지만, 최근 감소는 이전보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약 690마리의 집단 폐사가 발생한 ‘이례적 대량 폐사 사건’을 선언한 바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북극 및 아북극 먹이 환경 변화, 기아, 번식률 감소 등이 지목됐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서 회색고래 개체 수는 약 1만3,000마리로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으며, 새끼 개체 수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태어난 새끼는 85마리에 그쳐 기록 집계 이후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북극 해빙 감소와 수온 상승으로 먹이 환경이 악화되면서 고래들이 충분한 영양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개체는 평소와 다른 지역까지 이동하며 먹이를 찾다가 생존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윌라파강에서 발견된 어린 고래 역시 비교적 마른 상태였으며, 민물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래는 한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지만 결국 강에서 사체로 발견되며 안타까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4월부터 6월 사이 폐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회색고래 보호를 위한 지속적인 관찰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